칼무르자에프 카산에게 남자 유도 82kg이하급에서 석패한 왕기춘이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신원건 동아일보 기자 laputa@donga.com
여자유도 김성연 70㎏급 금메달로 위안
고교(서울체고) 시절부터 2013년까지 줄곧 한 체급(73㎏)을 지켰다. 2007년에는 세계랭킹 1위가 됐다. 그러나 고대했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부상 투혼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머물렀고,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2위에 그쳤다. 2012런던올림픽에선 부상 투혼을 발휘했으나 메달을 걸지 못했다. 세계선수권과 각종 그랑프리를 석권했지만 정작 가장 큰 무대에선 번번이 2인자에 머문 그는 ‘불운의 아이콘’이다.
한국유도의 간판 왕기춘(27·양주시청) 이야기다. 2015년 여름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2013년 11월 체급을 81㎏로 올린 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자신의 3번째 올림픽인 내년 리우데자네이루대회를 겨냥하고 있다. 81㎏급의 그는 ‘완생’이 아닌, ‘미생’이다. 지난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도 2위에 머물러 세계선수권 도전마저 불발됐다.
5일 염주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유도 남자 81㎏급 무대는 아주 특별했다. 왕기춘으로선 명예를 되찾고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다시 타진해야 했다. 그러나 부담이 너무 컸던 탓일까. 왕기춘은 결승에서 만난 카산 칼무르자예프(러시아)에게 종료 2분41초를 남기고 절반을 허용했다. 이후 유효 2개를 얻어낸 뒤 종료 10여초 전 절반을 얻었지만, 판정 번복으로 또 다시 은메달에 머물렀다. 매트에 주저앉은 채 그는 눈물을 흘렸다. 여자 70㎏급의 김성연(24·광주도시철도공사)이 대신 금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단에 위안을 줬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