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고의4구는 다른 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지만 목동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바로 넥센 염경엽 감독의 뜻이기 때문이다. 반대편에서 “투수가 고의4구로 힘을 덜 뺄 수 있고 실투 등의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염 감독은 “투수가 스스로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다”고 잘라 말한다.
염 감독은 “기회를 마음껏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벤치에선 위기 상황이 덮치면 상대 타자를 거르라고 사인을 보낸다. 다만 포수가 일어나 공을 받는 법은 없다. 그는 “투수가 여유를 갖고 던질 수 있는 4개의 공이 생기는 것이다. 제구가 되지 않았던 변화구를 던지거나 스스로 던져보고 싶었던 구종을 시험할 수도 있다. 구종과 구위를 두루 확인할 수 있는데 (고의4구는) 기회를 져버리는 일이다”고 말했다.
넥센은 특히 배터리의 경험이 다른 팀에 비해 적다. 주전포수 박동원은 프로 첫 풀타임에 도전한다. 송신영(38), 마정길(36), 손승락(33) 같은 베테랑을 제외하곤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를 이끌어간다. 선수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염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고의4구를 따로 주진 않을 것이다”고 확고한 방침을 전했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