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LG 양상문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21일 KBO리그 1군 엔트리 등록선수 중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토종 우완 선발투수는 삼성 윤성환, LG 우규민 류제국 김광삼, NC 이태양 이재학 이민호, KIA 김병현 임준혁, 롯데 박세웅, 넥센 문성현, SK 박종훈 등이다. SK에는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뽑힌 적 있는 윤희상이 있지만,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서 제대로 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변칙투구를 하는 선수를 제외하면 우완 정통파 투수는 윤성환 류제국 김광삼 이민호 임준혁 박세웅 문성현이 남는다. 각 팀이 5선발 체제로 간다고 할 때 10개 구단 선발진 50명 중 20명은 외국인투수다. 나머지 토종 선발진 30명 중에서 정통파 우완투수가 7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7명 중에서도 꾸준히 자기역할을 하는 선수는 윤성환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 우완선발 자원을 찾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다. 한때는 좌완선발 기근이었던 KBO리그에 이제는 토종 우완선발이 사라지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투수 분업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바라봤다. 김 감독은 “하나의 추세라고 생각한다. 신인우완투수 중에 스피드가 나오고 공이 좋으면 일단 불펜 쪽으로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내 입장이었어도 그런 투수가 있으면 뒤쪽(불펜)을 고민할 것 같다”며 “(우완 선발에 비해) 좌완 선발을 기용했을 때 결과가 더 좋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아마추어에서 좌완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라든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우완 선발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본다”며 “우리 팀만 해도 임찬규 정찬헌 등이 있었고, 옆집 두산도 이용찬 임태훈 이원재 성영훈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프로무대에서 정상급 선발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우완 선발 품절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완투수가 성장하지 못하는 환경적 이유도 있다. 양 감독은 “왼손투수는 일단 신인이어도 원포인트릴리프든, 중간계투든 활용한다. 불펜에서 1군 경험을 쌓으면서 이후에 선발전환을 고민해볼 수 있는데 우완 선발투수는 공이 아주 좋지 않으면 1군 진입장벽이 높다. 우완선발들의 성장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