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 향한 기다림과 경우의 수

입력 2016-07-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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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의 ‘윤석민 딜레마’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수술을 고민할 상황이면 차라리 결론을 내리기 쉽지만, 현재로선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KIA 김기태 감독은 최근 투수 파트에 ‘후반기 마운드 세팅’을 주문했다. 가장 핵심은 선발로테이션이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의 안정적인 1~3선발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자리가 문제다. 전반기 막판 홍건희를 4선발로 확정했지만, 마지막 한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한 김진우를 후반기 ‘키맨’으로 준비시켰으나. 불의의 발가락 골절상으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대체자원들이 있지만 기량 면에서 4명의 투수들만큼 만족스럽진 못하다.

자연스레 윤석민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윤석민은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지난 4월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좀처럼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성적은 3경기서 1승2패 방어율 3.32를 기록한 게 전부다. 5월 1일 퓨처스리그(2군) 이천 두산전에서 실전을 가졌으나, 다시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지금은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TP)엔 들어가지 못한 채 캐치볼을 소화하고 있다.

윤석민은 어깨를 관리해줘야 하는 선수다. 투구로 인해 어깨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 올해엔 재활 과정에서 통증이 반복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구단은 윤석민의 상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민은 지난해 KIA에 복귀하면서 4년 9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12억5000만원으로 한화 김태균(16억원)에 이어 KBO리그 전체 2위다. 거액의 투자를 한 선수가 아예 공도 못 던지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수도권 원정9연전을 마치고 돌아와 윤석민을 만났다. 이 코치는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고 한다. 본인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KIA 코칭스태프는 윤석민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시 통증이 생기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최대한 빨리 투구프로그램에 들어간다 해도 이번 달 내 복귀는 힘들다. 후반기에도 언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KIA가 답답한 건 윤석민의 어깨가 수술이 요구되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류현진(LA 다저스)처럼, 어깨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발견되면 선수에게 수술을 권할 수도 있다. 이 코치는 “손상이나 파열 같은 근본적인 문제면 결론은 나온다. 그러나 석민이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즌아웃을 선언하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없다. 이 코치는 “만약에 올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고 내년을 준비한다 해도 내년에 좋다는 보장이 없다. 경기를 하면서 내년을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본인도 한 시즌을 그냥 보내기 싫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이 안 되면 불펜으로 복귀하는 것도 방법이다.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최소화해 1군에 불러올 수 있다. 윤석민은 지난해에도 마무리로 뛰면서 관리를 받은 적이 있다. 실제 KIA 코칭스태프도 수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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