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선빈의 혹독한 1군 복귀 신고식

입력 2016-09-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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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떨려서 죽을 것 같아요.”

2년 만에 1군에서 뛰는 순간, 선수의 기분은 어떨까. 상무에서 전역해 27일 복귀한 KIA 내야수 김선빈(27)에겐 1군 경기장 출근부터가 떨리는 일이었다.

김선빈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 2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했다. 21일 전역 이후 함평 2군 훈련장에서 최종적으로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훈련을 소화했다.

KIA는 앞서 전역한 내야수 안치홍(26)의 부상 전례 탓에 신중을 기했다. 안치홍은 3일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해 이튿날 곧장 1군에 복귀했다 5일 만에 우측 허벅지 내전근 손상으로 말소됐다. 코칭스태프는 1군과 2군의 타구 스피드 자체가 다르다며, 김선빈에게 추가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안치홍도 전역 이후 연신 호수비를 선보였으나, 이 과정에서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함평에서 다시 광주로 온 김선빈은 경기 전 “떨려 죽을 것 같다. 모든 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퓨처스리그(2군) 일정이 없어 실전은 치르지 못했다. 타격은 라이브배팅만 소화한 상태였다.

앞서 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복귀한 동기들은 펄펄 날고 있다. NC 외야수 권희동(26)은 23일 마산 KIA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갈 길 바쁜 KIA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김선빈은 “(권)희동이는 원래 잘 할 줄 알았다. 나는 잘 모르겠다. 부담감을 내려놓는 게 쉽진 않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야구장 오는 길부터 마음가짐이 달랐다. 그는 “야구장 출근길이 떨리더라. 부담도 즐기려고 한다”며 이내 웃어 보였다. 2년 사이에 감독도 교체되고 선수단에 새얼굴도 많아졌지만,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김선빈은 “딱히 변한 건 없다. 분위기만 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KIA는 함께 복귀한 안치홍도 1번 2루수로 선발출전시키며 2년 전 주전 키스톤콤비를 부활시켰다. 2014년 10월3일 광주 두산전 이후 725일만이었다. 여기에 둘이 테이블세터로 나선 건 2013년 7월2일 문학 SK전 이후 1183일만. 당시엔 김선빈-안치홍 순이었고, 1번 안치홍-2번 김선빈의 조합은 최초였다.

김선빈은 1회말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2014년 10월2일 광주 두산전 이후 726일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안타 추가는 없었다. 5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타석보다 아쉬웠던 건 수비였다. 김선빈은 3회 2사 후 문선재의 땅볼을 놓치면서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6회에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뜬공 타구를 잡아냈으나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뒤이어 채은성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좌전안타를 내줬다. 실책 대신 안타로 기록된 2개의 타구 모두 아쉬움이 남았다.

0-2로 뒤진 7회에는 런다운 상황에서 병살 플레이에 실패하며 대량실점의 단초를 제공했다. 2사 1·2루 상황에서 나온 박용택의 2루수 앞 땅볼 때 안치홍이 박용택을 먼저 1루에서 아웃시켰고, 1루주자였던 이병규(배번 7)가 협살에 걸렸다. 그러나 김선빈이 마지막에 1루 송구를 하지 못하며 이병규가 귀루해 세이프 판정을 받고 말았다. 이후 LG는 문선재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로 4점을 추가했고, KIA는 ‘4위 결정전’ 빅매치에서 승리를 뺏기고 말았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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