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서 넥센으로 영입된 박윤. 스포츠동아DB
SK가 일주일 새 2명의 선수를 자유롭게 풀어줬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KBO리그에서 ‘아낌없이 주는 SK’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SK는 18일 내야수 신현철(28)을 kt에 무상 트레이드했다. 조건 없는 이적이었다. 21일에는 내야수 박윤(27)을 웨이버 공시했고, 박윤은 이튿날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방출 뒤 계약이라는 형식만 달랐지, 조건 없이 선수를 풀어준 것은 신현철과 마찬가지였다.
신현철과 박윤 모두 지난달 30일 공시된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뒤늦게 선수를 내보낸 이유는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 신현철의 경우 내야에 나주환 김성현 이대수 등이 있는 데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타자 헥터 고메즈와도 포지션이 겹치는 상태였다.
박윤도 자신의 포지션인 1루에 FA(프리에이전트) 박정권이 잔류하고, 정상호(LG)의 FA 보상선수로 1루 자원인 최승준이 오면서 자리가 없어졌다. SK 관계자는 “박정권이 FA로 잔류하고, 최승준이라는 미래 자원을 확보하면서 선수 본인이 방출을 요청했다”며 “구단에선 선수의 앞길을 막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SK에 입단한 박윤은 끝내 1군에서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고 넥센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그는 프로야구 초대 신인왕(1983년) 출신인 NC 박종훈 고양본부장(전 LG 감독)의 아들로 장타력을 갖춘 왼손타자다.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48(276타수 96안타)에 16홈런 68타점으로 활약했으나, 1군에선 타율 0.111(27타수 3안타)에 그쳤다. 1군 통산 성적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40경기에서 타율 0.176(74타수 13안타) 4타점이다.
박윤에게도 넥센 이적은 기회다. 박병호(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1루가 공석인 데다, 왼손 대타요원도 부족하다. 당장 우타자 윤석민과 1루 경쟁을 펼칠 수도 있다. 박정권에 밀려 제한적인 출장기회 속에 1군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그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