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이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오승환은 19일(한국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팀의 스프링트레이닝에 앞서 개인훈련에 한창이다.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강한 멘탈·공격적 투구…모든게 확실
시범경기서 다른 주무기도 체크하겠다”
“공의 움직임이 대단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크 매서니(46) 감독이 오승환(34)을 지켜본 뒤 호평을 내놓았다.
오승환은 11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14시간30분의 이동 끝에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시차적응 기간도 없이 팀이 스프링캠프 동안 사용할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가볍게 훈련을 시작했다.
투·포수 공식 스프링캠프 시작일은 19일인데, 이에 하루 앞서 18일 소집된다. 그때까지는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승환은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러닝과 캐치볼 등 개인훈련을 소화했다.
현지 언론도 당연히 새롭게 가세한 오승환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14일 ‘카디널스의 오승환이 일찌감치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도착해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새 식구가 된 오승환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A4 용지로 3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기사였다.
특히 오승환의 훈련을 지켜본 감독의 평가를 자세하게 실었다. 명포수 출신의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에 대해 “오(Oh)의 공은 엄청난 움직임을 가지고 돌진한다”고 평가했다. 강한 비트의 음악인 ‘펑크(funk)’라는 표현을 끌어다 썼을 만큼 움직임이 강하다는 뜻이었다. 평지에서 공을 던졌을 뿐이지만 ‘돌직구’의 위력이 한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매서니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질 때 손가락을 공에 찍었고, 오프스피드 피치 때는 아래쪽으로 떨어지며 날아가는 각을 만들기 위해 손목을 틀어던지기도 했다”고 소개하며 공의 무브먼트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또 공격적 투구와 강한 멘탈에도 주목했다. 매서니 감독은 “이미 오승환이 KBO리그와 일본리그에서 활약한 동영상을 살펴봤다”며 “이 친구는 매우 강한 압박이 가해진 상황을 경험했고, 5만명의 관중 앞에서도 공을 던져왔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압박감에 놓이겠지만 잘해낼 것이다. 모든 것이 확실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도 높이 평가했다. “상황에 따라 타자를 처리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었다”며 “볼카운트와 상황은 물론 첫 타자에 대응하는 법을 살펴봤는데, 그는 더 공격적인 모습이 됐다. 게임의 상황을 알고, 더 공격적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시범경기에서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을 다른 상황들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하며 ‘거기서 오승환이 어떻게 다른 주무기를 사용하는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로선 오승환이 마무리투수인 트레버 로젠탈 앞에 나서는 셋업맨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매서니 감독은 시범경기 때 경기 후반 마운드 방문의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통역을 통한 의사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꼼꼼하게 체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이처럼 오래 머무는 것은 처음이다. 훈련 소집에 앞서 동료 선수들과 유대관계를 만들어가겠다. 나는 이미 편하게 느끼고 있다”며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