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떨어진 롯데의 가고시마캠프 딜레마

입력 2016-02-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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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는 일본 가고시마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본래 2차 캠프는 실전 위주로 진행된다. 주력선수들의 실전감각을 체크하고, 백업 멤버의 옥석을 가리는 무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범경기의 전력 틀을 짠다.

그런데 롯데의 공식일정표를 보면 2차 캠프에서의 실전이 5경기뿐이다. 이 가운데 4경기가 미야자키에서 벌어진다. 가고시마에서 미야자키는 왕복 약 4시간 거리다. 동선의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롯데가 이동하는 것은 규슈 남부에 캠프를 차린 팀 대부분이 미야자키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는 18~21일 사이에 19일을 제외한 사흘간 미야자키에 게임을 몰아서 배치해놓고, 미야자키 현지에 아예 숙소를 잡아 체류했다. 27일 자매구단 지바롯데와의 경기가 롯데의 캠프지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열리는 유일한 평가전이다. 그러나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린 지바롯데는 1.5군급이 온다. 장거리 이동의 부담을 느껴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것이다. 평가전을 잡기가 어렵게 되자 롯데 조원우 암독은 예정에 없던 청백전을 열어 실전감각을 유지시키려 애쓰고 있다. 가고시마의 날씨가 꽤 쌀쌀한 것도 걸린다.

롯데의 마지막 평가전인 3월 1일 두산전도 미야자키의 기요다케로 이동해서 치러질 예정이다. 롯데도 가고시마 캠프의 고충을 인지하고 있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26일 “조 감독님과 향후 캠프지 이전을 놓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 안에서는 “가고시마시 전체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일본 오키나와나 미야자키에 롯데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가고시마(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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