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 vs 관록 “승부엔 선후배 없다”

입력 2012-09-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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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 경쟁에선 선후배 우정은 잠시 뒤로….’ 2012 경마에서 치열한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호 조교사(왼쪽)와 신우철 조교사. 경력 7년차의 패기 넘치는 후배와 30년 관록의 선배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에 경마 팬의 관심이 쏠려 있다. 사진제공|한국 마사회

‘다승 경쟁에선 선후배 우정은 잠시 뒤로….’ 2012 경마에서 치열한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호 조교사(왼쪽)와 신우철 조교사. 경력 7년차의 패기 넘치는 후배와 30년 관록의 선배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에 경마 팬의 관심이 쏠려 있다. 사진제공|한국 마사회

김호-신우철 조교사 다승경쟁 접전

7년차 김호, 온화한 리더십으로 다승 1위
30년차 신우철, 신뢰·원칙 중시 1승차 2위


프로야구는 요즘 2위를 향한 팀들의 접전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경마에서도 프로야구 순위 경쟁 못지않은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조교사 다승 경쟁이다. 경마에서 조교사는 레이스 전반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프로야구의 감독과 비교할 수 있다.

올 시즌 레이스 초반부터 다승 경쟁이 매 경주 뜨겁더니, 시즌 종반을 바라보는 요즘까지도 1위부터 4위까지의 승차가 각각 1승에 불과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현재 다승 1위와 2위에 올라 있는 김호(44) 조교사와 신우철(60) 조교사의 경쟁은 다른 어느 시즌 다승 경쟁보다 뜨겁다는 평가다. 특히 양보 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경마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두 조교사는 마방 운영 스타일이 전혀 달라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꼼꼼한 관리, 온화한 리더십…돌풍의 김호

서울경마공원 51조 마방의 총감독인 김호 조교사는 특유의 인화력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마주는 물론 기수, 마필관계자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덕장’. 또한 작은 부분도 허술하게 넘어가지 않는 꼼꼼함으로 결승선에서 ‘코 하나’차이의 우승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데뷔한 7년차 김호 조교사의 마방은 데뷔 3년이 될 때 까지 성적이 하위권을 맴도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마필관리사들이 ‘뿌리’라는 이름의 학회를 조직해 경주마 혈통에 대해 공부를 하고, 목장 관계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등 꾸준히 노력한 결과 4년째 접어들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는 조인권 기수가 탄 ‘플리트보이’가 처음으로 문화일보배 대상경주를 수상했고, 16일 서울경마 제8경주에서 ‘뷰티풀댄서’로 1승을 추가하며 현재 33승, 승률 12.5%, 복승률 20.5%로 다승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믿고 맡기는 신뢰, 원칙 지키는 뚝심…관록의 신우철

올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호 조교사와 달리 신우철 조교사는 국내 조교사 최초 1000승의 위업을 달성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마방 운영도 김호 조교사와 크게 다르다. 꼼꼼하게 체크하는 김호 조교사와 달리, 철저한 분업 하에 조교보(마방 내 총괄팀장)에게 마방 운영의 많은 재량을 부여한다.

하지만 ‘믿음의 운영’을 하면서도 자신 나름의 철저한 마필 운영 원칙을 지키고 있다. 신우철 조교사는 바로 성적이 아무리 부진한 말이라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출전시키지 않는다. 무리한 출전보다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주에 내보낸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 때문에 30년 조교사 경력 중 10회 이상 연간 최다승을 차지하는 믿거름이 됐다. 다승 2위 안에 오른 것도 20여회에 달한다.

지난해는 서울경마공원 최강마 ‘터프윈’과 함께 1000승, 2년 연속 다승왕, 그랑프리 우승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올 시즌은 현재 32승, 승률 14.4%, 복승률 21.6%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하반기에 피치를 끌어 올려온 신우철 조교사의 저력을 감안하면 남은 3개월 동안 김호 조교사와의 다승 경쟁이 더욱 흥미로울 전망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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