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저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아함 섹시함 귀여움 등 30대가 된 박지윤의 매력을 보여드릴게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연예계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는 박지윤은 많은 경험을 통해 “이제야 무대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경험과 음악적인 성숙함을 바탕으로 싱글 ‘미스터(Mr.)’를 발표했다. 정규 8집 ‘나무가 되는 꿈’(2012년)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나온 박지윤의 노래다. 소속사 대표인 가수 윤종신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지난 6개월 동안 앨범에 빠져 살았어요. 동시에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운동을 한 시기이기도 해요.(웃음)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거든요. 체력이 강해지니 욕심과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그가 자신 있게 소개한 새 싱글의 타이틀 곡 ‘미스터리(Mr.Lee)’는 박지윤의 독특한 음색을 잘 살린 곡이다. 자신을 둘러싼 남자들을 ‘미스터리’로 통칭하고, 그들과 ‘밀당(밀고 당기기)’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활약 중인 프라이머리가 직접 작사 작곡했고, 래퍼 산이(San E)가 피처링을 맡아 경쾌함을 더했다. 박지윤은 “오랜만에 밝은 곡을 만나 즐겁게 녹음했다”며 “트렌디한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컴백과 함께 한결 여유로워진 박지윤에게 지난날을 물었다. 1997년 ‘하늘색 꿈’으로 중학생 때 데뷔한 그는 즐겁기보다 고통으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지옥 같았어요. 데뷔 직후엔 한 시간도 못 자고 일을 했어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고요. 방황과 고통으로 어린 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섹시한 이미지도 힘들었어요. 당시에는 제가 왜 섹시해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주위의 말과 악플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이런 아픔에서 벗어난 건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삶에 여유를 갖게 되면서 생각도 달라졌다.
그는 “나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기면서 변화가 찾아왔다”며 “그때부터 지금의 박지윤을 있게 한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데뷔 초기를 회상하며 어린 가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은 행복한 일인 동시에 위험도 함께하는 것 같아요. 화려한 만큼 망가지기 쉽죠. 주변에서 일찍 데뷔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어요. 자아가 확립된 후에 활동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이미 데뷔한 친구라면 실력뿐 아니라 인성을 길러야 해요.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어느새 결혼적령기가 된 박지윤에게 “올가을 결혼하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다. 결혼 이야기에 어색해하던 그에게서 사뭇 진지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 번 만나면 오래 만나고 비워내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성격이에요. 지난 4∼5년 동안 연애를 안 했어요. 다시 누군가와 소녀처럼 사랑에 빠진다면 서른일곱 살 전에는 결혼하지 않을까요?”
박지윤은 당분간 가수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컴백한 만큼 많은 무대에 올라 팬들을 만날 생각이다. 연말에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활동하면서 보컬리스트로 인사드릴게요. 진심이 통하는 뮤지션으로 여러분 곁에 남겠습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