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이야, 집 좋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넓은 집에서 살아 보나.
새라 : 아마 네 입으로 들어가는 보양식품만 끊어도 충분히 장만할 수 있을 걸?
어쨌든 정말 멋진 집이네.
넓기도 하지만 전망도 정말 좋은 걸?
게다가 바로 큰 길가 옆이니까 교통도 정말 좋겠다.
닉 : 의뢰인이 새로 이사를 오고 싶어 하는 집이 여기라 이거지?
우리한테 의뢰할 게 뭐 있어?
이런 집이라면 볼 거 없이 무조건 이사 와야지.
새라 : 아마 꼬마 아이가 몸이 약하고 좀 민감한 체질인가 봐.
그래서 건강에 문제없겠냐는 건데… 조사해 보니까 새집 증후군도 없고 특별히 문제될 건 없겠는데?
닉 : 그러게. 뭐 시골이나 전원주택 같은 데서 살다 온 거라면 모를까.
어차피 같은 대도시에서 대도시로 이사 오는 건데 달라질 것도 별로 없잖아.
반장 : 의뢰인이 예전에 살던 곳이 어디라고 했지? 약도 한 번 줘 보게.
새라: 여긴데요… 제 생각에도 닉 말처럼 이 집이랑 별로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요.
반장 : 과연 그럴까?
의뢰인이 예전에 살던 집은 아파트 단지 가장 안쪽이라서 큰 도로에서 좀 떨어져 있어.
그렇지?
닉 : 그러네요.
거의 1km 정도는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요.
반장 : 여긴 바로 큰 도로 옆이지 않나? 그렇다면 아이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이 유발될 확률이 높아진다네.
나 같으면 이사 오지 않겠어.
새라: 음… 큰 도로 옆이 공해 물질이 많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반장 : 그래. 독일 뮌헨 보건역학협회 환경건강센터에서 도심에 사는 어린이 5,9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하루에 1만 대 이상 차량이 다니는 큰 도로로부터 1km 떨어진 아이보다 50m 이내에 사는 아이들이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나 높은 걸로 나타났다네.
닉 : 그 정도면 꽤 높은 확률인데요. 정말 이 집으로 이사 오는 건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겠어요.
반장 :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나 미세먼지, 그리고 유독한 물질들이 좀 많은가?
아이들에게는 특히 민감하게 작용하겠지.
새라 : 아, 말씀을 듣고 보니 빨리 여기서 나가야겠어요.
이런 곳에 있다가 저도 혹시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면…
반장 : 나 참. 우리 사무실이 바로 큰 도로 옆인데 별 걸 다 걱정하는군. 자네 직장을 옮길 셈인가?
수사결과
의뢰인이 이사 가려고 하는 집은 큰 도로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서 허약한 체질의 아이에게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확률이 대폭 올라감. (추신) 닉이 잡학수사대 사무실 이전 요구 1인 시위에 나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