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스포츠동아 DB
이제 열아홉 나이에 ‘은퇴’라는 버거운 고민을 떠안은 ‘특별한 사람’ 김연아. 그녀가 지난 3일 출국 인터뷰에서 은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자 차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연아가 은퇴로 가닥을 잡는다면 26일~28일 열리는 ‘2010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이탈리아 토리노)가 그녀의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더욱이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23일 AP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가 올림픽이 끝난 뒤 이번 대회에 임해야하는 동기나 목표를 찾지 못하며 운동하는 것을 꺼렸다”며 방황으로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공개했고, 김연아도 “올림픽 금메달 목표 달성 후 정신적으로 풀린 면이 있었다”고 인정해 최고 레벨의 선수만이 느낄 수 있는 딜레마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켰다.
이런 시기에 일부 언론에서는 “‘잘해야 본전’인 지금 상황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라며 김연아의 은퇴를 지지하는 칼럼을 올려 논란을 유발하고 있다.
칼럼은 “김연아가 이대로 ‘피겨계의 전설’로 남아 아이스쇼나 연예계로 눈 돌리지 않는다면, 추후 장관, IOC위원 등 더 명예로운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뛰었다가, 평창에서 열릴지 모르는 2018년 올림픽까지 애국심이라는 이름 아래 떠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김연아의 은퇴를 반대하는 팬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최고 기량에서의 은퇴는 본인에게도 피겨계에도 큰 손실”이라며 “전성기를 넘어갔기에 은퇴 해야 한다면, 박지성은 2년 전에 은퇴했어야 하는가”, “연아의 나이는 19살에 불과하다. 세계 최고지만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남아있다”, “팬의 입장에서 연아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고싶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김연아의 광팬으로 꼽히는 승냥이 모임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연아가 은퇴하더라도 피겨계에 남아 후세를 양성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연아가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길 원한다. 우승 여부를 떠나서 언제나 그녀를 지지해온 만큼, 본인의 결정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31일 귀국하며, 다음 달 16일부터 사흘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에서 아이스 쇼를 연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