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응원에 부상 딛고 V스파이크…KT&G, GS잡고 먼저 1승
‘슈퍼용병’과 ‘엄마용병’의 대결에서 엄마가 웃었다.주부 외국인선수 몬타뇨(36득점)의 가공할 공격력을 앞세운 KT&G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먼저 웃었다.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T&G는 GS칼텍스를 3-0(25-22, 25-21, 25-21)으로 따돌리고 소중한 1승을 먼저 챙겼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를 거둔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까지 플레이오프는 3전2선승제였지만 올해는 5전3선승제로 치러진다.
KT&G 박삼용 감독의 노력한 경기 운영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 GS칼텍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는 KT&G는 1세트에서 몬타뇨(6득점)에 의지하지 않는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하며 GS칼텍스의 허를 찔렀다. 레프트 이연주(6득점), 센터 김세영(4득점), 센터 장소연(3득점) 등이 고루 점수를 뽑아내는 다양한 공격이 펼쳐지자 몬타뇨만을 대비했던 GS칼텍스의 수비 조직력은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연주는 1세트에서 고비 때마다 공격을 성공시켰고 블로킹 3개로 상대 공격을 막아 KT&G 상승세의 물꼬를 텄다. 1차전 승리의 숨은 공신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수비 조직력도 돋보였다. 볼을 따라가지 않고, 상대 공격에 따라 자리를 잘 잡았고 완벽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펼쳤다.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한 KT&G는 2세트에서 몬타뇨의 활약을 앞세워 더욱 거칠게 GS칼텍스를 몰아붙였다.
지난 24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경기 도중 목 부상을 당했던 몬타뇨는 1차전 출전마저 불투명 했지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부상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시즌보다 훨씬 더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2세트는 몬타뇨의 세트였다. 킬러 본능을 발휘, 14득점을 하며 GS칼텍스의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몬타뇨는 15-17로 뒤지던 중반 이후에만 혼자서 8점을 올리는 대활약을 펼쳤다. 공격 성공률도 74.47%로 알토란같았다.
몬타뇨는 3세트에도 레프트와 라이트, 후위 공격 등 포지션을 넘나들며 16득점(공격 성공률 80%)을 성공시켜 3-0 완벽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관중석에서 남편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아이의 응원에 더욱 힘을 낸 듯 상대 외국인선수 데스티니를 압도했다. 몬타뇨는 “부상으로 쉰 것이 큰 도움이 됐다. GS칼텍스는 센터 블로킹을 비롯해 전체적 블로킹이 낮기 때문에 더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고 했다.
2007~2008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GS칼텍스에 2전 전패로 지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에 실패했고 2005~2006 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에서만 6전 전패를 당하는 등 큰 경기에 약했던 KT&G가 플레이오프의 흐름을 먼저 탄 가운데 2차전은 29일 오후 5시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GS칼텍스는 팀을 14연승으로 이끌었던 데스티니가 23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고 좌우공격수 김민지(8점), 나혜원(5점)이 부진해 큰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게 됐다.
대전|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