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케이 레이디스오픈 출전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에서 3전4기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인비(22·SK텔레콤)가 두 번째 우승컵 사냥을 위해 20일 다시 일본으로 떠났다.박인비는 23일부터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후지산케이 레이디스오픈(총상금 8000만엔)에 출전해 시즌 2승 도전에 나선다.
올해부터 LPGA와 JLPGA를 동시에 뛰고 있는 박인비는 일본투어에서 100점 만점의 적응력을 과시하고 있다. 4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준우승 3회로 상금랭킹 1위를 질주 중이다.
3차례 준우승 가운데는 지난 3월 끝난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도 경기 후 석연치 않은 룰 판정으로 우승컵을 날리는 불운도 있었다. 그러나 억울함을 참고 이겨낸 박인비는 마침내 11일 끝난 니시진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설움을 씻어냈다.
이번에도 박인비의 목표는 우승이다.
올해 유난히 뒷심이 강해졌고, 운도 따르는 게 자신감이 넘친다.
박인비는 “작년까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급하기도 하고 리듬이 좋지 않은 현상이 있었는데, 지난겨울 체력 보강과 멘탈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뒷심이 좋아진 것 같다. 특히 잘 안 되더라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다음 목표는 자신에게 첫 우승의 영광을 안겨 준 미 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다시 한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현재의 컨디션만 그대로 유지한다면 또 한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첫 우승을 달성했던 대회여서 그런지 애착도 많이 간다.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비하면 현재의 성적은 박인비의 명성에 부족하다.
함께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던 신지애(22·미래에셋)와 최나연(23·SK텔레콤)은 LPGA 투어에서 한발 앞서 나가 있다. “아직도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부족한 게 많다. 배워야 할 것도 많이 있다. 지금은 내가 가진 실력의 75% 쯤까지 올라온 것 같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박인비는 2년 가까이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일부에서는 US여자오픈의 우승마저 운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첫 우승을 한 이후 2년 가까이 우승하지 못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골프가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든 시기를 이겨내니 지금처럼 좋은 시간이 찾아온 것 같다.”
자신감을 되찾은 박인비는 “올해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면서도 시차 적응하는 데도 문제없다. 이런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해는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싶다. 물론 그 중에서 우승이 있으면 더 할 나위없을 것 같다”며 일본으로 떠났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