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눈물의 2벌타’…우승 놓쳤다

입력 2010-03-14 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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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PGA PRGR레이디스컵 아쉬운 준우승
“퍼터가 땅에 닿아 볼이 움직였다”
애매한 2벌타…1타차 2위로 추락
박인비(22·SK텔레콤)가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골프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에서 애매한 룰 적용으로 우승컵을 도둑맞았다.

박인비는 14일 일본 시코쿠 고치현 토사 골프장(파72·626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박인비의 성적은 1위다. 이 경기를 중계한 일본 현지 방송사의 화면에서도 박인비 우승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그러나 스코어 카드를 접수하기 전 동반자 웨이윤제(대만), 나카타 미에(일본)가 1번홀 그린에서 박인비가 움직인 공을 그대로 플레이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상황은 이렇다. 1번홀 그린에서 퍼트를 하기 위해 박인비가 공 앞에서 연습 퍼트를 하던 도중 공이 조금 움직였다.

이때 두 가지 상황을 적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 파트너, 캐디 또는 휴대품에 의해 볼이 움직인 경우(골프규칙 18-2조 a항)이고, 두 번째는 어드레스한 후 움직인 볼(18-2조 b항)이다.

일본여자골프투어는 박인비가 연습퍼트를 하는 도중 퍼트를 땅에 내려놓으면서 공이 움직이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해 18-2조 a항을 위반했다고 판정을 내렸다. JLPGA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인비가 1번홀 그린에서 친 첫 번째 퍼트가 핀 50cm 부근에 멈췄다. 박인비는 이어 두 번째 퍼트를 하기 전 연습 스윙을 2회 했고 퍼터가 땅에 닿으며 볼이 1회 반 정도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8-2조 a항 위반으로 1벌타를 부과했고, 리플레이스(원위치에서)하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해 오소플레이로 1벌타를 더 받았다.

그렇더라도 JLPGA의 판정은 이해하기 힘들다. 퍼터로 공을 건들인 것도 아닌데 공이 움직여 룰을 위반했다는 건 억지성 판정이다.

대한골프협회 우승섭 경기위원장은 “JLPGA의 판정은 벌을 주기 위한 판정처럼 보인다. 상황이 아닌 선수를 보고 룰을 적용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JLPGA도 처음엔 동반자들의 이의제기에 상황을 살펴본 뒤 문제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다 비디오로 판독하자는 의견이 나와 다시 VTR로 1번홀 상황을 검토한 뒤 결론적으로 우승자를 바꿔버렸다.



KLPGA 김광배 경기위원장도 “그런 상황이라면 벌타를 줄 상황은 아니다. 비디오 판독만으로 애매하게 룰을 적용한 건 아쉬운 판정이다”고 말했다. 박인비도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박인비는 “연습 퍼트를 한 것 뿐인데 볼을 움직이는데 영향을 주었다는 JLPGA의 판정은 억울하다. 일어로 처음부터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손해를 본 것 같다”고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결국 박인비는 이날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도 억울하게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최종성적 12언더파 204타에서 2벌타를 받아 10언더파 206타가 됐고 웨이윤제(11언더파 205타)는 1타를 더 치고도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골프협회는 묘한 룰 적용으로 한국선수의 일본투어 2주 연속 우승을 저지했다. 이날만 7타를 줄인 전미정(28·진로재팬)은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8위에 올랐고, 지난주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선주(23)는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 공동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골프규칙 18-2조 a항 <플레이어, 파트너, 캐디 또는 휴대품에 의한 경우>

(ⅱ)플레이어 또는 파트너의 휴대품이 볼을 움직이게 한 때 플레이어는 1벌타를 받는다. 볼이 움직인 경우,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시작한 후에 또는 스트로크하기 위하여 클럽을 후방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후에 그대로 스트로크한 때를 제외하고, 그 볼은 리플레이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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