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 스포츠동아DB
이운재는 3일 “그동안 나는 대표팀에 헌신해왔다.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할 때다”라며 “사람은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지금이 그 순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운재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 나서면 A매치 132경기를 뛰게 돼 A매치 135경기에 나선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A매치 최다출전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대한축구협회와 조광래 신임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은퇴에 대한 용단을 내린 이운재를 위해 나이지리아전에서 은퇴경기를 치러주기로 했다.
지난 1994년 3월5일 21살의 나이로 미국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간대항전(A매치)에 데뷔했던 이운재는 그해 미국 월드컵에 출전, 최인영에 이어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 후반전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월드컵 무대를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1996년 K-리그 수원 삼성에 입단했던 이운재는 갑작스러운 간염 판정으로 2년 동안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김병지에 밀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묵묵히 기량을 키운 이운재는 마침내 2001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재발탁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매 경기 안정된 모습과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국민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이운재는 스위스와 조별리그 때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하는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이운재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 장갑을 정성룡(성남)에게 넘겨주면서 서서히 대표팀 은퇴를 준비했다.
그렇지만 이운재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대표팀 맡형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숨은 조력자로 활약했다.
대표팀에서는 물러나지만 소속팀에서는 계속 뛸 전망이다. 수원은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안정 궤도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상태다. 흔들리는 소속팀을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운재가 필요하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