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예쁜 스타보다 친근한 여배우로 남고 싶어” [인터뷰]

입력 2014-10-01 0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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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예쁜 스타보다 친근한 여배우로 남고 싶어” [인터뷰]


○최대한 많은 경험 해보는 것이 목표
○‘엄마의 정원’, 막장요소 다루는 법 배운 작품


배우 정유미는 수많은 여배우들 중에서도 유독 참한 여인상을 지녔다. 21세기에 지고지순이라는 가치는 수동적인 여성상을 고정화 시키는 것 같지만 정유미가 배역을 통해 보여주는 지고지순함은 또 다른 선상에 위치해 있다.

"'엄마의 정원'은 심신이 참 고된 작품이었어요. 잠을 못잔다는 그런 의미에서 힘든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인내의 아이콘이라서 지쳤었어요. 1회부터 자신과 관련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니까요."

그의 말대로 '엄마의 정원'은 정유미가 지난 필모그래피를 통해 보여준 지고지순과는 차원이 달랐다. 악독한 시월드와 불임, 재혼 등 일일 드라마이기에 사건은 쉬지 않고 몰아쳤다.

"항상 그동안은 납득을 하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캐릭터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떻게 살았을지를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고요, 제 인생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몰아치니까 미칠 것 같더라고요."

이런 와중에도 정유미는 '엄마의 정원'에서도 배웠다. 여기서 그는 막장 요소를 풀어나가는 법과 선배 연기자로서의 자세를 직접 눈에 담았다.

"박근형 선생님이 한번은 '우리 드라마에 막장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걸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곧이곧대로 풀어선 안된다. 조금씩 비틀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보이는 것에만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듣고 많이 깨달았어요."


또한 정유미는 이 드라마에서 경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상대역인 최태준은 정유미에 비해 한참 신인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흔히 말하는 밸런스 조절이 시급해 보일 정도였다.

"저도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의외로 굉장히 잘 맞았어요. 연기도 잘하고 경력도 많은 상대역을 만나면 안심이 되면서도 부담이 되는데 태준이와는 우선 호흡이 잘 맞았어요. 또 일일극을 전에 해본 적이 있어서 도움도 많이 받았죠."

분명 정유미는 그동안 일일극과 거리가 멀었다. 조연을 맡더라도 그는 평일 드라마에 출연해 왔다. 분명 최근 정유미의 행보는 새로운 도전과 맞물려 있다. '엄마의 정원'과 겹쳤던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3'의 출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어요. 원래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게스트가 아닌 고정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건 부담스러웠지만 '우결'은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시작된 정유미와 정준영의 '우결'은 순종적일 줄만 알았던 그의 이미지를 개선시켰다. 밝은 웃음과 활동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정유미는 오랜 연기경력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우결'을 할 때에도 주위에서는 이미지 소비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제 인생 모토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자'에요. 가상결혼도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들도 배우가 아니었다면 못해볼 경험들이죠. 앞으로도 더 많이 경험하면서 여배우라는 틀 안에 갇힌 사람이 아닌 친근한 정유미로 남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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