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위한 아름다운 이별이다. 13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2년 넘게 MC 자리를 지켜온 샤이니 키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최장수 MC’라는 타이틀을 남긴 채 본업인 가수이자 엔터테이너로 돌아간 것.
“‘엠카운트다운’ MC는 제가 즐기면서 해왔던 일 중 하나였는데, 떠나게 돼 아쉽고 서운해요. 그렇지만 2년 넘게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만큼, 앞으로 다른 일을 할 때도 절 봐주시는 분들에게 신뢰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키는 2015년 3월 씨엔블루 이정신과 ‘엠카운트다운’ 공동 MC로 발탁돼 2년 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6월 함께 공동 MC를 맡던 이정신이 프로그램에서 먼저 하차하면서 키는 다양한 스페셜 MC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특유의 순발력과 친화력으로 무대에 서는 가수들은 물론 스페셜 MC들과도 합을 맞추며 제작진에게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MC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키 역시 많은 추억을 남겼다. 특히 데뷔 전부터 지켜본 NCT의 무대는 키가 꼽은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키와 이정신 첫 ‘엠카운트다운’ MC 인증샷.
키의 ‘엠카운트다운’ 마지막 방송 캡처화면.
“NCT 친구들의 무대는 아직도 생생해요. 데뷔부터 컴백까지 제가 지켜본 친구들이잖아요. 직접 소개하고 데뷔하는 모습까지 봤기에 그 무대가 그 친구들 못지않게 저에게 소중하고 기억에 남습니다.”
샤이니 무대를 꼽을 수 있지만, MC로서의 2년을 선택한 키다. 자신의 멋진 무대보다 후배들의 성장을 더 챙기는 멋진 선배다. 후임 MC에 대한 추천에도 후배들을 언급하며 ‘엠카운트다운’에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키는 “내게 후임 MC를 추천하고 선정할 권한이 생긴다면, 세븐틴을 추천하고 싶다. 세븐틴의 멤버 수라면 로테이션으로 진행이 가능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민규, 정한과는 함께 MC를 맡기도 했는데, 잘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의 뒤를 이어 음악프로그램 MC로 이름을 올리게 될 ‘초보 MC’들에게 단비 같은 노하우를 전했다.
키는 “생방송 MC로서 진행 실력이나 대처 능력은 당연히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MC를 할 때만큼은 ‘이 연예인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가 기준이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엠카운트다운’ MC 자리에서 내려온 키는 샤이니 멤버로서의 복귀에 이어 지난해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보여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재확인한다. 오는 5월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파수꾼’에 캐스팅돼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간다.
키의 드라마 데뷔작 tvN ‘혼술남녀’ 스틸컷.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키는 “분야별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앞으로는 새로운 콘텐츠 활용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며 ‘멀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우스갯소리로 시작된 ‘만능열쇠 키’라는 별칭이 농담이 아닌 참임을 증명하고 있는 키다. ‘빛돌이’ 샤이니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 활동에서도 ‘만능’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만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