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제3의매력’ 이상이 “별명은 초면배우, 바람둥이 절대 아냐”

입력 2018-11-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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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제3의매력’ 이상이 “별명은 초면배우, 바람둥이 절대 아냐”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현상현과 OCN ‘신의 퀴즈:리부트’ 재승 역할을 비교하면 배우 이상이, 초면이다. 각각 귀여움과 섬뜩함을 화면에 채우는 재주로 같은 사람인지 헷갈리게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는 극 중 이미지와는 또 다른 ‘제3의 이상이’를 만날 수 있었다.

이상이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은 나를 ‘초면배우’라고 부른다. 캐릭터를 다양하게 소화하니까 매번 초면이라는 의미”라며 “친구들도 ‘너는 잘 생겼어. 근데 어쩔 땐 한 없이 못생겼어’라고 한다. 도화지 같은 얼굴,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별명을 소개했다.

“또 저는 잡기(雜技)가 있어요. 이것저것 하죠. 기타도 켜고, 노래도 하고, 어항도 관리하고, 어림없는 마술도 할 줄 알고요. (기자는 눈앞에서 명함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 이상이의 잡기를 인정하게 됐다) 무엇보다 춤추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제가 안양예고 출신인데 고등학교 2~3학년 때 비의 ‘레이니즘’이 인기였어요. UCC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했었죠. 올 초에는 ‘라라랜드’를 보고 ‘낙산랜드’라고... 산 위에서 탭댄스 커버 영상을 직접 제작했었어요. 실제로 할리우드 ‘라라랜드’ 제작사에서 DVD에 제 영상을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전화가 왔었죠. ‘당연히 오브 콜스!’라고 답했어요.”



이상이에 대한 첫 인상은 ‘바람둥이’였다. 최근 종영된 JTBC 드라마 ‘제3의 매력’ 속 역할 때문이다. 이상이는 온준영(서강준)의 절친이자 온리원(박규영)을 통해 바람둥이에서 순정남으로 변하는 현상현 역할을 맡아 극의 활력을 더했다.

그는 “현상현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있다. 뮤지컬계에선 선한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방송 매체로 넘어오면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신의 퀴즈’ 등에서 악함을 연기했다. 이런 모습이 있는지 나조차 몰랐었다. 기분이 좋다”며 “그래서 현상현은 내게 도전이었다. 이상이라는 배우의 ‘제3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나”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이번에 ‘신의 퀴즈:리부트’에서 욕을 많이 들었어요. ‘감빵생활’ 오병장으로 출연했을 때도 ‘당신 나오는 드라마는 앞으로 절대 안 볼 거다’라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웃음) 이제는 제가 소화한 악역이 대중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서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그러면서 “실제로는 이성들에게 인기가 많지 않다”고 바람둥이임을 극구 부인, “카사노바, 바람둥이 역할을 처음 맡았고 ‘카사노바’ ‘S러버’라는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다.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도 읽어봤다”며 현상현과의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바람둥이 역할이니까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었고 강기영, 조정석 선배들의 연기를 참고하려고 노력했었어요. 그런데 이론과 실전은 다르잖아요. 드라마를 촬영할 땐 내가 여성들과 가장 많이 마주한 남자였는데... 오히려 실제의 저는 온리원에게 푹 빠져서 올인하는 모습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정말이에요! 저는 일도 사랑도, 할 때는 하고 또 안 할 때는 딱 안 하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자취 9년차, 6개월에 한 번씩 DIY 가구를 조립하는 등 집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은 집돌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극 말미, 현상현이 육아, 가사를 전담하는 전업주부를 연기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 배경일까.

“집에 어항이 3개 있어요. 메인 어항은 제가 출연했던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무대를 재현한 것이고요. 새우와 열대어가 살아요. 두 번째 어항에는 거북이가 있고 세 번째 어항은 수초로 돼 있죠. 어항 관리를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그러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성장하려고도 노력하죠. 혼자 있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 같더라고요.”



자존감. 이상이는 ‘제3의 매력’에서 온준영(서강준)의 평범한 외모, 서툰 연애기술 등을 지적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자존감 도둑’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철저하게 대본에 근거한 대사일 뿐이다. 결국 준영이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지 않았나”라면서도 “실제로 나는 자존감을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배우로서 스스로 자리하고 싶은 바람을 덧붙였다.

“실제의 저는 다른 사람의 자존감을 뺏지도 않고 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높은 편이에요.더 자존감을 높이고 스스로 서 있으려고 하죠. 배우는 노출될 수밖에 없는 직업이잖아요. 주변 반응에 너무 흔들리면 안되고, 요즘들어 내면을 다지려고 고민해요. 내적으로 건강해야 밖으로도 건강함이 나오지 않을까요.”

2014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후 2017년 KBS2 드라마 ‘맨홀’부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초 뮤지컬 ‘레드북’을 끝으로 공연 무대 작품이 없는 상황이다. 이상이는 “내가 뮤지컬을 했을 때부터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아쉬워 할 것 같다”며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

“연기라는 한 장르 안에서 매체를 옮겨왔고 지금은 오히려 무대 작품이 그립더라고요. 내년에는 꼭 뮤지컬을 할 거예요. 그리고 당장은 ‘일 테노래’라는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하루 공연을 해요. ‘제3의 매력’ 현상현을 통해 저를 아신 분들이라면 이상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성장할지를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별명처럼 ‘또 초면’이길...(웃음) 늘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비염, 감기 조심하세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이지형 기자 lee285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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