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의 색다른 시도, 남녀합동훈련

입력 2019-07-01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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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GC 인삼공사

사진제공|KGC 인삼공사

요즘 KGC 인삼공사 선수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V리그 남자구단을 돌아다니면서 남자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는 중이다.

6월 25일 OK저축은행 훈련장을 시작으로 27일에는 삼성화재 훈련장을 찾았다. 7월 2일에는 우리카드, 4일에는 현대캐피탈의 천안 스카이캐슬을 찾는다. 그 다음주에는 한국전력 등 매주 화, 목요일 오전 훈련시간에 남자팀 훈련장을 찾아간다. 이를 위해서는 대전 숙소에서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원정버스를 타야 한다. 남자팀과 같이 훈련하면서 남자선수들이 때려주는 강력한 공도 받아보고 훈련 노하우 등도 배우는 것이라 훨씬 힘들다.

서남원 감독은 인삼공사 지휘봉을 쥔 이후 해마다 남녀합동훈련을 해왔다. 다른 팀보다 공격력은 떨어져도 끈끈한 수비로 잘 버텼던 인삼공사 배구의 저력은 이런 색다른 훈련과정에 있었다. 마침 OK저축은행 석진욱, 삼성화재 신진식, 한국전력 장병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현역시절 삼성화재에서 서남원 감독과 선수와 코치로 운동을 했다. 신영철 감독과는 대한항공 시절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 지냈고 삼성화재 시절의 인연도 있다.

서남원 감독은 “남녀합동훈련이 남자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잘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남자팀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력봉사 외에는 효과를 얻을 것이 많지는 않다. 반면 여자선수들은 남자코치들이 때려주는 공만 받다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공을 경험해볼 기회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빠르고 힘 있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면서 좋은 수비를 위해 꼭 필요한 반응속도를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시도해볼 만하다.

“같은 곳에서 매일 훈련을 반복하다보면 선수들이 지루해 하는데 다른 훈련장에서 기분전환도 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전과는 다른 공도 한번 받아보라는 뜻도 있다”고 서남원 감독은 말했다.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훈련장 방문 때는 명 세터 출신의 신영철, 최태웅 감독에게 따로 세터교육도 부탁해뒀다. “같은 세터지만 지도방식이나 얘기해주는 것들이 다를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를 듣다 보면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삼공사는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주전세터 이재은이 결혼을 앞두고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6월 29일 구미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주전세터의 공백에 고심하던 인삼공사는 결국 GS칼텍스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염혜선을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팀의 간판이었던 미들블로커 한수지를 내주는 출혈도 있었지만 그만큼 세터의 중요성을 알기에 선택했다.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경험이 있는 염혜선과 V리그 3년차에 접어드는 하효림의 조합은 새로운 시즌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다.

이미 남자선수의 강한 공을 받아낼 정도로 훈련을 많이 해온 인삼공사의 시즌 시계는 다른 구단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 도로공사가 지난 시즌 준우승보너스로 6월 말에 뒤늦게 싱가포르 단체여행을 다녀오는 등 여유를 부리는 것과 비교하면 준비단계는 확실히 빠르다.

“우리는 일찍 시즌을 마쳤고 다른 팀보다 어린 선수가 많아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다른 팀들은 기초체력을 훈련을 마치고나서 한 번만 끌어올리면 되지만 우리는 2번은 끌어올려야 한다. 아직 경험 없는 친구도 많고 멤버구성도 많이 바뀌어서 준비할 것이 많다. 농사도 2모작을 하는데 우리도 못 할 것이 없다”고 서남원 감독은 말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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