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천안함 실종자 조롱 악플 파문

입력 2010-04-09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해군답게 빠져 죽었군 ㅋㅋㅋㅋ… 희망없어 미리 애도”경찰 “가족들 고소땐 강력처벌”
천안함 실종자들의 미니홈피마다 악성 댓글을 달고 다니는 누리꾼이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청은 8일 “누리꾼 심모 씨가 천안함 실종자들의 미니홈피, 블로그를 방문해 이들의 죽음을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 국민이 걱정하는 실종자들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만큼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 씨는 5일 실종자 이재민 병장의 미니홈피를 방문해 “열흘이 넘어 지금은 아마도 바닷물에 사체가 불었을 것”이라며 “바다에 빠져 또 한 번 이재민이 되는군”이라는 악성 댓글을 게재했다. 또 실종자 김선명 상병의 미니홈피에는 “해군답게 빠져 죽었군.ㅋㅋㅋㅋ”란 글을 1일 올렸고 같은 날 장진선 하사의 미니홈피에도 “희망이 없어 보인다. 미리 애도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심 씨는 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스스로 ‘악플러부대 회원’이라고 소개한 후 “보다 충격적인 댓글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천안함 실종자를 비방한 심 씨의 글들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사이버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악성 댓글이 올라온 인터넷주소(IP)를 파악한 후 심 씨의 신상정보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죄는 친고죄로 실종자 가족이 직접 고소해야 입건된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의 고소가 들어오면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부산 여중생 사건 당시에도 고 이유리 양(13)을 비방하고 살인 피의자 김길태 씨(33)를 옹호하는 글을 게재한 누리꾼들에 대해 이 양 가족들의 고소를 접수한 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인터넷에서는 심 씨의 악플 달기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실종자를 더럽히지 말라” 등 심 씨를 비판하는 댓글을 그의 미니홈피 등에 100건 넘게 올렸다. 자신의 미니홈피에 비판 댓글을 올리는 누리꾼이 많아지자 심 씨는 5일 “내 악플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을 명예훼손으로 처넣겠다. 법적 대응도 각오하라”라는 글을 올렸으나 8일에는 실종자 미니홈피에 “죄송하다. 마음이 편치 않다”는 글을 남긴 후 자신의 미니홈피를 폐쇄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영상 = 함미 1분만에 ‘급속침몰’…軍, TOD 영상 추가공개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