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죽음에까지 악플… 경찰, 死者명예훼손 누리꾼 추적

입력 2010-03-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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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사이트에 등장한 ‘김길태 씨 공식 팬카페’의 초기 화면. 14일 오후 가입자가 2100명을 넘어선 이 카페에는 ‘헌금을 모아 김 씨에게 자장면을 배달시켜 주자’ ‘김길태님에게 면회가자’ 등 30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김길태 씨 공식 팬카페 캡처

한 포털사이트에 등장한 ‘김길태 씨 공식 팬카페’의 초기 화면. 14일 오후 가입자가 2100명을 넘어선 이 카페에는 ‘헌금을 모아 김 씨에게 자장면을 배달시켜 주자’ ‘김길태님에게 면회가자’ 등 30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김길태 씨 공식 팬카페 캡처

‘김길태 팬카페’ 개설됐다 폐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이유리 양(13) 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 씨(33)를 옹호하는 팬카페가 개설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카페에 오른 이 양의 죽음을 비하하는 글들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글을 올린 누리꾼을 추적 조사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누리꾼은 몇몇 포털 사이트에 ‘당연히 죽을 만했다’는 등 악의적인 글이나 댓글을 올렸다. 경찰은 IP를 추적해 이런 글을 집중적으로 올린 누리꾼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김 씨 관련 팬카페가 처음 등장한 것은 김 씨 검거 당일인 10일. ‘사랑해요 김길태’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 카페에는 ‘김길태를 국회로’ ‘김길태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 ‘김길태 파이팅’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김 씨의 유전자(DNA)와 이 양 시신에서 나온 DNA가 일치하지 않아 13일 김 씨가 풀려났다’는 허위내용도 실렸다. 몇몇 누리꾼은 “돈 없고 힘없으면 패배하는 것”이라며 “억울하면 보×가드(여성 성기를 비하한 단어)를 고용했어야 했다”는 글을 올렸다.

11일 개설된 ‘김길태 씨 공식 팬카페’에는 14일 오후 8시 현재 21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3000개가 넘는 글이 올라 있다. 김 씨 석방 추진 및 격려 편지 쓰기, 김길태 그림 그리기 코너도 있다. 김 씨를 ‘영웅’으로 표현한 ‘김길태 님의 난중일기’ 코너에는 누리꾼 5명이 ‘김 씨가 축지법을 쓰고 내면의 힘을 이용해 모험을 한다’는 황당한 글을 썼다. 이에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당장 폐쇄하라”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카페 관리자와 김 씨를 맹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에 카페 폐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영상 =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김길태 범행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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