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지옥의9연패종지부]김재박,‘휴∼’여유되찾은여우

입력 2008-05-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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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게도, 김재박(54) 감독에게도 혹독한 시련의 시간이었다. 생채기도 무수히 생겼다. 이제 상처를 치유하고 새 살이 돋아나도록 확실하게 처방하는 일이 과제로 등장했다. LG가 ‘지옥의 9연전’ 마지막 날인 11일 대전에서 한화를 6-1로 꺾고 지긋지긋한 9연패의 사슬을 끊는데 성공했다. 선발 봉중근의 8.1이닝 4안타 1실점 역투, 7년 무명 설움을 데뷔 첫 홈런에 실어보낸 안치용의 맹활약(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에 힘입어 1일 사직 롯데전부터 지속되어온 창단 후 최다 연패(종전 8연패·1991, 1999, 2003, 2004, 2006년 등 5회)에서 벗어난 것이다. 한국시리즈 통산 4회 우승으로 현역 최고의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들어온 김재박 감독 역시 개인 최다 6연패를 넘어 이어져온 불명예기록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먼저 코칭스태프와 축하의 악수를 나눈 김 감독은 “사실 그동안 몇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못살리고 연패에 빠져 힘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스태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고 힘겨웠던 속내를 밝힌 뒤 “(부상자가 속출하는 현실에 대해)갈수록 수렁에 빠지고 상황이 어려운데 2군에서 많이 올려 쓰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표 나게 내색은 안했지만 김 감독도 연패의 와중에 의연해질 수만은 없었다. 이날 경기 2회초 1사 후 이종열 타석 때 김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한화 선발 류현진의 왼팔 부위 테이핑을 문제 삼으며 집요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시즌 개막 직전부터 어깨와 팔꿈치 부위에 통증을 느껴온 류현진이 압박 테이프를 감고 그 위에 언더셔츠를 입고 나왔으나 투구시 소매가 올라가면서 테이핑이 드러나자 야구규칙을 들어 퇴장 가능 여부까지 거론한 것이다. 야구규칙 8.02 (b)항은 ‘투수가 이물질을 신체에 붙이거나 지니고 있는 것. 이 항을 위반한 투수는 즉시 퇴장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감독의 정확한 지적에 윤상원 주심은 심판진과 숙의한 끝에 “만원 관중인데 류현진을 퇴장시키면 무리가 따르니 테이핑만 떼는 선에서 경기를 속행하자”고 제안했다. 연패 중이었지만 김 감독은 양보를 택했다. 만원 관중은 김 감독의 눈에도 분명하게 들어오는 ‘대의’였기 때문이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규정대로 문제점을 지적한 것 뿐이다”라면서도 “사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고려한 점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대전= 정재우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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