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회의스포츠에세이]피겨팬들에갈채를…

입력 2008-05-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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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출연한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8’이 18일 막을 내렸습니다. 김연아는 물론 다카하시 다이스케, 아라카와 시즈카, 조니 위어, 패트릭 첸 등 출연선수들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받기 힘든 환호와 갈채를 한국 관중들로부터 받았습니다. 출연진조차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이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출연진이 갈채를 한 몸에 받았지만 공연을 진행한 저로서는 정작 박수를 받아야 할 주인공은 아이스쇼 관중석을 메운 피겨 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목동아이스링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출연진의 모든 몸짓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그 어느 아이스쇼에서보다 힘찬 환호를 보냈습니다. 관중들의 갈채가 출연진에게 더없이 큰 힘이 됐던 것은 당연합니다. 공연을 끝낸 선수들은 땀방울을 흘리고 숨을 몰아쉴 정도로 자신들의 연기에 모든 에너지를 발산했습니다. 앙코르 연기에서 지칠 줄 모르고 몸을 흔들었던 남자 싱글 세계랭킹 1위 다카하시는 얼음판을 나왔을 때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습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아라카와는 어느 때보다 현란한 점프와 레이백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연기를 마친 아라카와는 혼신을 다했던 듯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김연아와 그룹연기에서 짝을 이뤘던 위어는 관중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얼떨떨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관중들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 등 분위기에 푹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관중들의 호응에 힘입어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연기를 펼쳤던 선수는 캐나다의 첸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해서 첸의 연기를 서너 차례 봤지만 이번만큼 혼신을 다하는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출연진이 한편의 영화를 찍듯이 스케이팅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은반 위 스타들은 “관중들의 갈채에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출연진은 관중의 호응에 좋은 연기로 답하고, 선수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다시 관중들의 더욱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연자와 관중간의 선순환 고리로 설명하는 것이 맞을까요. 한국에는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연습링크가 태부족하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아이스링크도 목동링크에 불과할 정도로 피겨스케이팅 인프라가 열악합니다. 하지만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세계 1등 피겨 팬들이 명품 아이스쇼를 탄생시켰습니다. 구 동 회 IB스포츠 스포츠마케팅본부장 스포츠지 축구팀장, 영국 유학, 월드컵마케팅 대행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는 스포츠마 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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