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기적의날‘와우!사이클링히트’

입력 2008-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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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안치용(29)이 프로야구 사상 13번째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2군에서도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바 있어 1군과 2군 사이클링히트를 모두 경험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LG는 올 시즌 각종 팀 타격 기록을 갈아치우며 20-1로 대승을 거두고 이날 생일(음력 5월 23일)을 맞은 김재박 감독에게 축하선물을 안겼다. 아울러 9연패 사슬도 끊었다. 안치용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3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첫타석부터 행운이 깃들었다. 2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선발 웨스 오버뮬러를 상대로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빗맞은 안타를 때려냈다. 2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회 2사 1·3루서 2타점 중월 2루타를 날렸다. 이것으로 스코어는 이미 10-0으로 기울었다. 5회 1사 1·3루서 삼성 두 번째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월 3점홈런을 날렸다. 시즌 6호 홈런. 그리고 가장 어렵다는 3루타가 남은 상황에서 6회 5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3번째 투수 권오원을 상대로 한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혔다. 대구구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그의 느린 발을 고려하면 3루까지는 무리로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내달려 3루를 밟는 데 성공했다. 삼성 바뀐 중견수 이영욱이 공을 한번 더듬고 중계된 공이 높게 들어오는 행운까지 곁들여졌다. 6타수 4안타 5타점. 이로써 안치용은 2004년 9월 21일 한화 신종길이 대전 두산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뒤 역대 13번째 진기록의 주인공으로 탄생하게 됐다. 신일고 시절 초고교급 타자로 주목받다 6년간 2군에서 눈물밥을 먹은 뒤 올 시즌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에게 주어진 값진 훈장이 됐다. 그는 2군 시절인 2003년 4월 15일 구리 상무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치용은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9연패를 끊은 데 더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마지막 3루타에 대해서는 “스코어 차가 많이 났고, 사람이다 보니 욕심이 나 도전해보고 싶어서 무리다 싶었지만 3루까지 뛰게 됐다”고 말했다. 1년 후배인 봉중근이 선발등판하는 날 유난히 불방망이를 휘둘러 화제가 되고 있는 그는 “요즘에는 사실 잘못 쳐 중근이가 불만이 있느냐고 농담하기도 했다”며 웃은 뒤 “오늘 감독님 생일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2군에 오래 있었지만 믿고 기용해주셨는데 좋은 성적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하게 됐다. 1군 코칭스태프와 6년간 같이 한 2군 코칭스태프에도 감사드린다”며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LG는 3회와 5회 두차례나 타자일순했고, 선발타자 전원안타 등 장단 21안타를 터뜨리며 20-1 대승을 거두고 9연패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최다득점 기록이자 최다점수차 승리다. 김재박 감독은 “연패 중이었지만 생일인줄 알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그동안 잠은 잘 잤지만 맥주를 마시는 횟수가 사실 많아졌다.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 연락이 뜸해지고 불편해지는 게 사실이었다. 오늘은 모든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자기 역할 다 했다. 연패하는 동안에도 선수들에게 미팅을 통해 자신감을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 남은 시즌은 2군의 젊은 선수를 올려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며 모처럼 환한 표정을 지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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