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히트,적군이도와줘도힘들어”

입력 2008-06-2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6일 잠실구장 두산 덕아웃. 전날 단타 하나가 모자라 최연소 사이클링히트를 놓친 두산 김현수(20)는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나도 내심 기록이 나왔으면 해서 ‘타구가 크게 날아가더라도 1루에 멈춰도 된다’고 말해놨었다”고 귀띔했다. 두산이 크게 앞서던 참이니 감독으로서 그 정도 배려는 해주고 싶었던 것. 하지만 김현수는 3루타와 홈런까지 모두 때려놓고도 결국 땅볼로 물러났다. 그는 “처음엔 내 타석이 안 돌아오기만 바랐다”면서도 이내 “사실 잔뜩 의식했었다”고 털어놨다. “정말 신경 안 쓰고 싶었거든요. 근데 전광판에 3루타-홈런-2루타라고 뜨는 걸 보니까 욕심이 확 생겨서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렇다면 김현수 타석에서 포수까지 교체했던 우리 벤치는 어땠을까. 이광환 감독은 “그냥 김동수가 피곤한 것 같아서 바꿔준 것 뿐”이라며 “난 모르고 있었어. 어린 포수를 냈으니 오히려 도와줬다면 도와준 거지”라며 껄껄 웃었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상황 속에서도 무산된 사이클링히트가 싱겁게도 하루 만에 다른 구장에서 나왔다. LG 안치용이 26일 대구 삼성전 다섯 번째 타석에서 통산 13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한 것이다. 역시 대기록은 하늘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보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