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STOP!”…범잡은19세이승렬

입력 2008-07-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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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기용해 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동료들에게 ‘골을 넣어줘 고맙다’는 축하 인사를 받았다.” 젖은 머리카락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승렬(19·서울)은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이 익숙하지 않은 듯 약간 떨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는 조리있게 말을 이어갔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말솜씨까지 갖췄으니 스타가 될 기질은 충분한 셈. ‘미완의 대기’ 이승렬이 드디어 큰 일을 해냈다. 이승렬은 2일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추가 시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39분 이운재와의 일대일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땅을 쳤던 이승렬은 8분 뒤 기어이 골을 작렬, 18경기 무패 행진을 하던 철옹성 수원을 무너뜨렸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올 시즌 수원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아픔을 털어냈다. 또한 최근 수원전 5연패의 수모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이승렬은 경기 후 “올림픽팀 예비명단에 들어 기쁘지만 그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 언론 등에서 컵 대회 비중이 덜 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한 뒤 ”국가대표가 꿈이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큰 포부 역시 숨기지 않았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K리그에 입성한 이승렬은 일찌감치 귀네슈 감독에게 재목으로 낙점 받았다. 지난 겨울 터키 전지훈련동안 100m를 12초에 뛸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어린 나이지만 볼을 다루는 기술이 탁월한 이승렬의 가능성을 확인한 귀네슈는 올 시즌 초반 박주영이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고 정조국과 김은중이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이승렬에게 기회를 줬다. 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승렬은 올 시즌 17경기에 출장 3골 1도움을 올렸다. 기록과 실력에서 모두 신인답지 않은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것. 중요한 무대에서 짜릿한 골 맛을 봤다는 것 역시 이승렬의 장밋빛 미래를 예감케 한다. 실례로 수원 하태균은 지난해 4월 8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5만 이상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결승골을 터뜨리며 스타로 떠올랐고, 이후 최고의 경기력으로 지금은 대표급 스타로 성장했다. 이승렬에게 더욱 기대를 갖는 이유이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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