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축구에마법은없다”

입력 2008-07-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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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조력자일뿐…사명감책임감키워라”…허정무“리더십배우고싶어”
“매직은 없다(There is no magic).” 1년여 만에 방한한 거스 히딩크(62) 감독이 스스로 “마법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8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허정무 대표팀 감독, 안정환(부산) 등과 함께 한 오찬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향해 뜻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히딩크는 “모든 감독들이 여러 전략과 전술을 세우고, 훈련과 미팅을 하지만 승리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 “축구에 마법은 없다. 연령과 재능에 따른 선수 선발을 하고 체력과 전술, 일정을 짜주며 그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게 감독이 할 수 있는 업무”라고 말했다. 결국 사령탑의 역할은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조력자’의 임무에 머물고, 그라운드에서의 최종 승부는 선수들의 몫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히딩크는 유로 2008 4강 신화를 이룬 러시아대표팀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번 러시아의 성과는 결코 이변도, 마법도 아니다. 대표 선수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그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히딩크는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프랑스를 봐도 실력에는 ‘파도(wave)’가 있게 마련이다. 랭킹도 계속 바뀌고 있어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허 감독도 히딩크를 높이 평가했다. 허 감독은 오찬이 끝난 뒤 “히딩크는 정말 존경할 만한 감독이고, 배울 점이 많다”고 치켜세운 뒤 “이 자리를 통해 경기장에서의 전술 대처와 심리 파악, 선수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접할 수 있었다”며 히딩크 리더십을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허 감독은 “우리도, 러시아도 곧 월드컵 예선이라는 중대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데 이같은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야 나중에 성공할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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