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몸짱’목진석은축구광

목진석은 프로기사들 중 꼽히는 ‘몸짱’이다. 본래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운동에 취미를 붙이더니만 근육질이 되어 나타났다. 추적을 해보니 대국이 없는 날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헬스클럽에서 보냈다는 얘기였다. 한 번은 만난 김에 손가락으로 가슴을 쿡쿡 찔러보았다(본인은 상당히 거북한 얼굴을 했지만). ‘육질(?)’이 쇳덩이처럼 단단했다. 아이고, 부러워라. 요즘엔 축구에 푹 빠졌다는 후문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무조건 축구화부터 챙겨들고 조기축구를 하러 나간다. 컴퓨터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피파’에 미쳐 산단다. 몸짱 헬스광이 축구광이 됐다. <실전> 흑2로 붙였을 때 백은 3으로 젖히는 대신 <해설1> 1로 얌전히 늘어서 받을 수도 있다. 실전처럼 젖혀서 끊기는 것보다 한결 심플해 보여 복잡한 걸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이들에겐 이쪽이 끌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흑이 2로 호구치는 자세가 너무 좋다. 흑이 편해 보인다. 예를 들어 백3이면 흑은 4·6이다. 흑8로 느는 데까지 이 전투는 흑이 나쁠 게 없다. 흑이 나쁠 게 없으면 백은 좋을 게 없다는 얘기. 그래서 프로들은 실전을 선호한다. 흑도 <실전> 4로 끊는 것이 타당하다. <해설2> 흑1로 느는 것은 이야기가 ‘확’ 달라진다. 백2·4가 눈 모양을 내는 급소. 흑으로선 이 백에 대해 바깥쪽 봉쇄가 잘 안 된다. 게다가 백은 A에 두면 언제든 살 수 있어 느긋하다. 백이 재미없는 변화다. <실전> 흑8까지 흑과 백이 잘 어울렸다. 지극히 바둑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호각의 절충’이 되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7단 1974ys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