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한국에불리할것없다”

입력 2008-07-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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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야구연맹(IBAF)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연장전 승부치기 룰(extra-inning tie-breaker format)’을 시행한 뒤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본선 경기에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국제대회이긴 하지만 야구에서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이같은 제도 변경에 한국올림픽 대표팀과 야구관계자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경문 감독 “좋은 쪽으로 생각하겠다”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27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야구의 묘미와 참맛을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당혹스럽다”는 말부터 꺼냈지만 “장단점이 있지 않겠는가. 쉽게 납득은 가지 않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룰이 개정되는 상황이라면 부정적인 생각을 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그래서인지 “야구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인들 “어이없는 제도” 국내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이같은 제도 도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이광환 감독은 “소트프볼이나 티볼도 아니고, 야구를 우습게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고, KIA 조범현 감독은 “차라리 만루를 만들어놓고 하자고 하지, 말이 안된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차라리 고스톱을 쳐서 승부를 가리자고 하지”라며 웃었다. 삼성 김응룡 사장 역시 웃음부터 터뜨리더니 “발빠른 주자가 필요하겠다”고 반응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참가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하지만 관례적으로 감독자 회의는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통보를 받는 자리다”면서 승부치기가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 유리할까 불리할까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는 ‘연장전 승부치기’가 한국 쪽에 불리할 것은 없다는 판단이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투수가 10명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1-2명 적다. 무제한 연장전이 이어져 투수 소모전이 이어질 경우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는 승부치기가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잠실구장을 방문한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고영민 이종욱 이용규 정근우 등 발빠른 주자가 많은 한국이나 일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력이 약하더라도 운 좋게 파워히터의 한방으로 한꺼번에 3점을 뽑을 수도 있어 미국이나 유럽팀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초 공격과 말 공격, 어디가 유리한가 현장의 의견은 엇갈렸다. 김경문 감독은 “초 공격보다는 부담이 덜한 말 공격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선동열 감독 역시 “초 공격이라면 번트 작전과 강공작전을 놓고 고민이 많겠지만 말 공격은 상대의 패(득점상황)를 읽고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초 공격이라면 1-2점 뽑아서는 말 수비가 걱정될 것 같다. 1, 2루에서 한 방 맞으면 바로 끝나 버릴 테니까”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많았다.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은 “초 공격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초 공격은 점수 낸 상황을 보고 소방수 등을 투입할 수 있지만 말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우리 대표팀도 야수를 한 명 줄이고, 투수를 한 명 더 데리고 가야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광환 감독 역시 투수 1명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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