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한화‘18이닝’…27년프로야구‘새역사’

입력 2008-09-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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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3일 잠실야구장. 선수들은 물론 심판도, 야구팬들도, TV중계진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광판도 선수들의 정확한 기록을 보여주지 못했다. 3일 저녁 6시31분에 시작된 경기가 자정을 넘어 4일 0시 22분에 마무리됐기 때문.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최다이닝 경기가 펼쳐졌다. 정규이닝(9IP) 경기가 두 차례 열린 것과 다름 없는 프로야구 최초 ‘18이닝’ 경기가 열린 것. 2008시즌을 앞두고 ‘연장 무제한 제도’가 신설되면서 예상됐던 역대 최다이닝 기록이 9월 3일과 4일에 걸쳐 수립됐다. 종전 최다기록은 27년 동안 14번 있었던 연장 15이닝 승부. 뿐만 아니라 역대 한 경기 최다시간(5시간47분)을 5시간53분으로 늘렸으며, 한 경기 최다탈삼진 기록도 38개로 바꿔놓았다. 두산의 1, 2, 3번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는 더블헤더가 아님에도 9번이나 타석에 들어서 이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 양팀은 사상 두번째로 ′1박2일′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6월 12일 히어로즈와 KIA가 최초로 ′1박2일′ 경기를 벌인데 이어 다시 한번 이틀 동안 경기를 가진 것. 당시 히어로즈와 KIA의 경기는 우천으로 인한 경기지연이 있었지만, 이번 잠실 경기는 경기 외적인 지연이 없는 1박 2일이어서 다른 의미를 갖는다. 많은 이닝이 이어졌지만 점수는 딱 ‘1점’이었다. 초반부터 투수들의 호투에 막혀 점수를 뽑아내지 못한 타자들은 연장 17회까지 지루한 ‘0의 행진’을 전개했다. 날이 새도록 펼쳐질 것 같던 경기가 마무리 된 것은 두산의 18회말 공격. 18회초 한화의 공격을 간단하게 막아낸 두산은 2사후 볼넷 3개로 만루 찬스를 얻었다. 다음타자는 앞선 타석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던 김현수. 투구이닝이 늘어나면서 컨트롤이 흔들린 한화의 마지막투수 안영명은 김현수에게 끝내기 볼넷을 내줘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문학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SK가 선발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8-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SK 김성근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김응용 사장(1476승)에 이어 두번째로 통산 1000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광현도 시즌 13승을 기록해 다승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사직경기에서는 LG가 롯데의 연승행진을 11경기에서 멈춰 세웠다. LG는 선발 봉중근의 쾌투에 힘입어 롯데에 3-2,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대구에서는 KIA가 삼성을 4-3으로 꺾고, 4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 KIA는 1-3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김상훈의 동점 투런홈런과 김종국의 적시타로 적지에서 삼성을 제압했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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