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폭주기관차내가민다”

입력 2008-09-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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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23)가 ‘폭주기관차’의 탈선을 막았다? 롯데 강민호가 후반기 들어 폭주기관차로 탈바꿈한 롯데의 보물임을 재입증했다. 4일 사직 LG전에 선발출장한 그는 0-1로 뒤진 2회 무사 1루서 좌월2점홈런(16호)으로 역전 결승타를 신고한데 이어 6-3으로 앞선 4회 2사 만루서는 2타점 중전적시타로 쐐기타를 덧붙였다. 전날 2-3 패배로 신바람 연승행진을 11에서 멈춘 롯데가 다시금 기력을 회복해 페넌트레이스 2위 확보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데 필요한 기폭제와도 같은 맹타였다. 4타수 3안타 4타점, 두 말이 필요치 않은 이날의 히어로였다. 이틀 전 LG전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을 11연승으로 이끈 강민호다. 그가 건재하다면 폭주기관차의 탈선은 기우에 불과할지도 모를 정도로 베이징올림픽에 다녀온 뒤 한층 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목전의 ‘가을향연’, 들뜬 사직구장 비록 연승행진은 중단됐지만 이날도 사직구장에는 1만4275명의 관중이 입장, 2000년을 끝으로 가을잔치의 구경꾼으로 밀려난 롯데를 열렬히 응원했다. 역대 최다인 시즌 17차례 만원사례로 짐작할 수 있듯 부산은 구도(球道)답게 올 시즌 롯데의 약진과 더불어 온통 야구열기에 휩싸여 있다. 양팀이 실책을 2개씩 주고받은 이날 경기는 내용상으로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참아왔던 야구에 대한 갈증을 올해는 마음껏 풀어놓고 있는 부산 팬들에게는 롯데의 승리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명제일 터. 이날도 사직 관중들은 경기 내내 조금이라도 불안한 장면이 전개될라치면 안타까움과 탄성을 토해냈다. 강민호는 전날의 패배로 혹시나 하는 불안감 속에 이처럼 초조히 경기를 지켜본 부산 팬들을 안심시킨 일등공신이다. ○“베이징 빅매치 경험…시야가 트였다” 강민호는 2006년 126게임 전 경기, 지난해 125게임에 각각 출장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젊은 선수, 그것도 포수가 이토록 빨리 성장하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강민호는 매년 일취월장하고 있다. 올해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백업포수로 선발됐지만 주전 진갑용이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실질적인 안방마님의 역할을 늠름하게 소화해냈다. 준결승과 결승에 모두 선발로 출장해 정신적으로 한층 강해졌다. 스스로도 “시야가 트였다”고 밝힐 정도다. 강민호가 베이징에서 얻은 빅매치 경험은 가을잔치에 참가한 롯데에 값진 무기가 될 수 있다. 사직|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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