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4강행에 대한 희망을 부풀린 반면 KIA는 역전패로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양준혁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6-5 재역전승을 거두고, 주초 2승1패의 목표를 달성했다. 전날 김성근 감독의 개인통산 1000승을 선사한 SK는 히어로즈를 5-1로 가볍게 꺾고 최근 4연승과 히어로즈전 8연승을 기록했고, 롯데 역시 강민호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 속에 전날 12연승을 저지한 LG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설욕전을 펼쳤다. 잠실 두산-한화전은 이틀 연속 연장 승부가 벌어진 가운데 두산이 연장 10회 말 이대수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또 다시 웃었다. ○한화 5-6 두산(잠실) 전날 연장 18회 승부 끝에 허무하게 졌던 한화는 2-4로 뒤진 8회초 2사 1·2루에서 클락의 적시타와 두산 중견수 전상렬의 실책에 힘입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김동주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준 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이범호와 김태균의 연속 안타로 또다시 5-5 원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화의 뒷심은 거기까지였다.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 기회를 무산시키며 결국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지만 10회 1사 1루에서 터진 이대수의 끝내기 적시 2루타에 힘입어 한화와의 잠실 3연전을 싹쓸이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 김태균은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모처럼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히어로즈 1-5 SK(문학) 최근 SK 경기는 완전무결에 가깝다. 4일 히어로즈전은 SK가 방망이로, 선발로, 기동력으로, 수비로 이기는 방식 외에 마무리로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2-1로 앞서던 8회초 SK 김성근 감독은 1사 2·3루 위기에 몰리자 마무리 정대현을 호출했다. 쿠바와의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9회말 1사 만루를 막아낸 강심장답게 정대현은 3번 정성훈을 2루 땅볼, 4번 이택근을 유격수 땅볼 유도하고 리드를 지켜냈다. SK 타선은 8회말 김재현, 정상호의 적시타로 3점을 더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대현은 20세이브를 수확. ○LG 9-11 롯데(사직) 롯데가 달아나면 LG가 따라붙는 경기 양상. 그러나 승리를 향한 롯데 타자들의 집착이 더 강했던 것일까. 롯데는 8-6으로 쫓긴 7회 2사 만루서 이인구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점을 도망간 데 이어 8회 중심타선의 폭발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선두타자 조성환이 좌월솔로아치를 그리자 이대호의 우중월 2루타에 이은 가르시아의 우중간 적시타가 터져 2점을 추가,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가르시아와 강민호가 3안타씩으로 타선을 주도했고, 7명의 투수가 이어 던지며 LG의 추격을 어렵사리 막아냈다. ○KIA 5-6 삼성(대구) 4강을 엿보는 양팀의 대결은 그야말로 피말리는 혈투였다. 도망가면 따라가고, 뒤집으면 또 뒤집는 핑퐁게임이었다. KIA가 3회초까지 매 이닝 1점씩 뽑으며 3-0으로 달아난 상황에서 삼성은 3회말 4안타 2사사구를 엮어 4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KIA가 6회초 다시 2점을 뽑으며 5-4로 역전하자 삼성은 6회말 양준혁의 투런홈런으로 6-5로 되치기를 했다. 리드를 잡자 권혁에 이어 등판한 오승환이 1.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1세이브째를 달성했다. KIA는 한기주까지 투입하며 마지막 반전을 노렸지만 결국 무릎을 꿇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