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MLB PS이슈&포커스]탬파베이화력쇼“WS 1승남았다”

입력 2008-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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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의 탬파베이 레이스가 15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보스턴을 13-4로 크게 누르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향한 1승을 남겨 두고 있다. 양 리그 월드시리즈 진출 후보로 꼽혔던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1승3패로 벼랑에 몰렸다. 탬파베이와 필라델피아가 8부 능선을 넘은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과연 다저스와 레드삭스가 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 보스턴은 뒤집기 전문? 역대로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3패로 벼랑에 몰린 팀이 4승3패로 시리즈를 뒤집은 경우는 통틀어 6차례다. 이 가운데 보스턴이 3차례나 뒤집기 쇼를 벌였다. 보스턴 팬들이 탬파베이에 3연패를 당하고도 애써 태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스턴은 1986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에 1승3패로 몰렸다가 5차전에서 9회초 돈 베일러와 데이브 헨더슨의 동점, 역전 투런포가 터지면서 연장 11회 7-6으로 승리했고, 여세를 몰아 3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04년에는 미국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3연패를 당한 뒤 4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했다. 당시 상대는 라이벌 뉴욕 양키스였다. 또 지난해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1승3패로 시리즈 패색이 짙었으나 5차전서 7-1로 승리를 거둔 뒤 6,7차전을 잇달아 11-2로 크게 이겨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패권을 거머 쥐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최근 1승3패의 팀이 두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와 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승3패 후 3연승을 거두는 드라마를 연출한 바 있다. ○ 홈런더비 탬파베이는 보스턴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구위에 눌려 0-2로 셧아웃을 당했다. 1차전 패배로 즉각 전문가들은 패기의 탬파베이가 경험이 풍부한 보스턴에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보스턴이 자랑하는 ‘포스트시즌 사나이’ 조시 베켓, 좌완 존 레스터를 잇달아 두들긴 뒤 4차전에서는 너클볼러 팀 웨이크필드마저 조기에 강판시켰다. 탬파베이는 선발 3명을 두들겼을 뿐더러 3경기에서 무려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대포의 위력을 한껏 과시했다. 보스턴은 2차전에서 4개의 홈런을 때린 이후, 3,4차전이 벌어진 홈 펜웨이파크에서는 1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탬파베이는 3경기 연속 9점 이상을 뽑는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4차전에서 외야수 칼 크로포드는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포스트시즌 사상 한 경기 5안타를 뽑은 선수는 데릭 지터(2006년), 마퀴스 그리솜(95년) 등 3명 뿐이다. ○ 업튼-롱고리아의 영 파워 듀오 탬파베이 외야수 B J 업튼과 3루수 에반 롱고리아는 24세, 23세의 영 파워들이다. 특히 롱고리아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루키다. 현재 두 선수는 디비전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 나란히 5개씩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롱고리아는 포스트시즌 루키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큰 경기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이점이 있다는 게 통설로 내려오지만 이들 풋내기들은 겁없이 상대 투수들을 두들기고 있다. 보스턴 4차전 선발 베테랑 웨이크필드는 롱고리아의 홈런을 비롯해 3방의 큰 것을 허용해 2.2이닝 6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 야구는 잠시 잊어버리자 당초 다저스는 4차전이 끝난 뒤 하루 휴식일인 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오전 11시부터 훈련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전날 4차전에서 필라델피아에게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자 조 토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일정을 취소하고 “야구를 잊고 하루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16일 다시 보자”고 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예정대로 훈련을 소화했다. 보통 국내에서 그 같은 충격의 패배를 당하면 “무엇이 부족했다”며 훈련을 더 강도높게 하는 게 일반적. 그러나 토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야구를 잊으라고 했다. 양키스 시절에도 가끔 훈련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라고.동물적 감각 때문인가? 다저스타디움|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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