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인미라클’품질은진실…애국심은거짓

입력 2008-11-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976년 벌어진 역사적인 사건 ‘파리의 심판’을 다룬 영화 ‘와인 미라클’이 13일 개봉했다.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가 프랑스에서 전문가들을 놓고 벌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최고급 와인을 제치고 화이트와 레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는 사건의 외형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음직한 얘기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실제와 허구가 교묘하게 섞여 있어 ‘이게 정말 진짜 벌어진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을 알아봤다. Q 출품된 와인은 승객들이 가져왔다? 거짓, 와이 너리 오너들이 공수 영화를 보면 스퍼리어가 나파밸리의 여러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챙겨 파리행 비행기에 들고 타려고 하자 수속 창구에서 1인당 1병만 와인을 기내로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나머지 와인은 화물로 보내야 한다는 말에 샤토 몬텔레나 2병을 들고 쫓아온 오너의 아들 보 배럿이 파리행 승객들에게 ‘나파밸리 와인이 프랑스 와인과 대적해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데 한 병씩 갖고 탈 수 있냐’고 하자 너도나도 손을 든다.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보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와 같지 않다. 와인 컨설턴트 안드레 첼리체포가 하는 와이너리 투어가 있었는데 나파밸리 와이너리 오너들이 이 투어에 참여해 프랑스를 방문했고, 우연찮게 스퍼리어가 생각하던 이벤트와 시기가 맞아 떨어져 이들이 가져온 와인이 출품됐다. Q 화이트 와인이 갈색으로 변했다? 진실, 완벽한 산소차단으로 가능 샤토 몬텔레나 오너 짐 배럿이 완벽하다고 믿은 자신이 만든 화이트 와인이 어느 날 갈색으로 변해 망연자실하자, 아들 보는 UC데이비스 대학에서 양조 전문가를 부른다. 갈색으로 변한 와인을 본 이 전문가는 이론상으로만 봤는데 믿을 수 없다며 오히려 감탄한다. 이유인 즉, 와인 숙성 과정에서 완벽하게 산소를 차단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고, 갈색은 며칠 지나면 사라지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갈색을 내는 와인이 존재했을까. 와인수입업체 나라식품의 이민우 마케팅 팀장은 “실제로 갈색을 냈던 걸로 알고 있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와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