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사태’칼못뺀신총재…결국,승인하나?

입력 2008-11-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사회의견수렴하고도결론없는회의만…오늘오후로결정미뤄
‘장원삼 30억 현금 트레이드’의 승인 권한을 지닌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가 직무를 유기했다. 각 구단 사장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도 트레이드 승인 여부 결정을 20일 오후 2시까지로 하루 더 연장했다. KBO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신 총재와 8개 구단 사장단(KIA 조남홍 사장은 한화 이경재 사장에게 권한 위임)이 참석한 이사회를 열었다. 핵심 안건은 14일 히어로즈와 삼성 사이에 단행된 ‘장원삼↔박성훈+현금 30억원’의 트레이드 승인 여부였다. 트레이드의 당사자인 삼성과 히어로즈를 제외한 6개 구단 사장들은 이사회에서 일제히 ‘승인 거부’를 강력 요청하는 한편 최후통첩 성격의 ‘승인시 공동연대를 통한 강력 대응’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6대2’로 완연히 갈린 구단간 입장 차를 확인한 신 총재는 그러나 2시간여에 걸친 이사회를 마치고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이어 하일성 사무총장과 이상일 총괄본부장 등 KBO 수뇌진과 함께 장시간 별도의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역시 결론을 유보했다. 최종적으로 승인 권한을 지닌 총재가 이처럼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자 KBO 수뇌진은 ‘계속 미룰 수는 없으니 20일 오후 2시까지는 결정하시라’고 건의했고, 신 총재가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이사회가 끝난 뒤에도 SK 롯데 한화 LG 등 4개 구단 사장들은 야구회관 인근에서 별도로 회동, 공동대응책을 숙의한 뒤 ‘트레이드 승인시 삼성과 히어로즈를 제외한 6개 구단만의 단장회의를 별도로 구성, 법적 소송을 비롯한 물리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의견을 모아 하일성 총장에게 전화로 전달했다. 공동전선을 형성한 모 구단의 사장은 “명백한 사안임에도 신 총재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 차후 트레이드를 승인하기 위해 시간벌기를 시도할 것 같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이사회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KBO는 ‘5년간 구단 매각 금지와 트레이드시 KBO의 사전승인’이라는 구두합의를 어기고 히어로즈가 삼성과 현금 트레이드를 전격적으로 단행하자 15일 1차 대책회의에 이어 17일 간부회의를 열어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8개 구단의 입장을 검토하고 트레이드 승인시와 불허시 각각의 예상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물이 ‘19일 이사회 소집 후 최종 결정’이라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지 않은 각 구단의 입장을 이사회에서 직접 확인하고도 신 총재는 공연히 하루 더 시간을 버는 쪽을 택해 ‘KBO 수장의 책무와 권위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됐다. 따라서 20일 오후 2시를 넘기고도 신 총재가 최종 결론을 유보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의원 7선의 정치인 출신 신상우 총재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구단들의 집단행동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자초하며 본인과 더불어 KBO와 프로야구를 벼랑으로 몰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