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발목잡힌신총재,‘승인’시간벌기?

입력 2008-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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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결국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승인 여부를 놓고 흑과 백, 또는 회색도 아닌 ‘시간’을 택했다. 물론 그 시한은 KBO 발표대로라면 20일 오후 2시까지, 고작 2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24시간’은 프로야구계를 어쩌면 온통 아수라장으로 돌변시킬지도 모를 ‘치명적 위험’을 잉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다면 신 총재는 왜 24시간의 ‘인저리 타임’을 자청한 것일까. 19일 이사회에서 드러난 8개 구단의 입장은 너무도 간단명료했고, 총재의 트레이드 승인 권한을 규정한 야구규약 역시 확고부동함에도 불구하고 신 총재가 하루 더 시간벌기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승인으로 기운 것일까? 이사회를 앞두고는 사상 초유의 ‘트레이드 승인 거부’라는 예상이 조심스레 개진됐다. 삼성과 히어로즈가 최소한의 상도의를 지키지 않았을 뿐더러 그 과정에서 KBO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는 분석이 이같은 전망의 단초였다. 명분과 여론에서 KBO와 6개 구단이 다소 우세한 형국이기도 했다. 또 이사회는 예상처럼 ‘6대2’로 확연히 갈렸다. KBO 수뇌진 역시 17일 간부회의부터 이날 이사회 직후 자체회의까지 줄곧 ‘트레이드 승인 불가’에 무게를 실어 신 총재에게 ‘진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 총재는 ‘결론 유보’를 선언하고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KBO를 떠났다. 이사회까지 거쳤지만 역시 ‘승인 불가’로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전개였음에도 신 총재는 뜻밖의 행동으로 대기중이던 취재진은 물론 KBO 수뇌진까지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사회에 참석한 복수의 사장들은 “총재가 최종적으로 트레이드를 승인하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밝혔다. ○‘개국공신’과 ‘업둥이’ 신 총재가 트레이드를 승인한다면 결국 삼성과 히어로즈를 정치적으로 봐줄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신 총재와 삼성 김응룡 사장은 부산상고 선·후배이고, ‘신상우 KBO’가 탄생하는데 삼성과 김응룡 사장이 깊숙하게 관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 총재에게 삼성은 ‘개국공신’이다. 히어로즈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실체가 분명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신 총재가 탄생시킨 구단이 히어로즈다. 올 시즌 초부터 나돈 ‘신상우=히어로즈 구단주’라는 비아냥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신 총재에게 히어로즈는 ‘업둥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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