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선봉’정성훈,‘이제는욕심을내야할때’

입력 2008-11-20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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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활약이었지만 2%가 못내 아쉽다. 사우디전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허정무호의 스트라이커 정성훈(29, 부산)에게 좀더 과감한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성훈은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리야드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에 선발출장, 후반 27분 박주영(23, 모나코)에게 바통을 넘겨 주었다. 이날 경기에서 정성훈은 전방 포스트플레이 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특유의 성실함을 선보였다. 정성훈은 사우디의 레다 투카르, 오사마 하우사위 등 중앙수비 2명이 자신에게 이어지는 높은 크로스를 막기 위해 밀착수비를 펼친다는 점을 간파, 계속해 헤딩 경합을 벌여 허점을 드러내는 사우디의 수비 뒷공간을 한국이 공략하는데 도움을 줬다. 정성훈이 뛸 당시 한국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뒤집어보면 사우디가 수비에 치우쳐 공격적인 전술을 펴지 못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성실한 나머지 정성훈이 공격에서 더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카르와 하우사위는 정성훈에게 이어지는 한국의 공격 패턴을 전반 중반 이후 간파했다. 이들은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해 정성훈에게 크로스가 이어진다는 점을 알고 그를 밀착마크 했지만, 오버래핑으로 인해 수비 뒷공간 커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좌우 풀백들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정성훈이 중앙 뿐만 아니라 좌우로 더욱 크게 움직였거나 수비수들을 달고 과감히 치고 들어갔다면 더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중볼 다툼에서도 그는 대부분의 헤딩을 따냈지만 결정적인 헤딩슛을 선보이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언젠가는 정성훈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이다. (골에 대한) 부담을 갖지 말아야 한다"며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며 득점을 올린 것과 비슷한 공헌도를 팀에서 보이고 있다"고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때는 새내기였지만 이제 그는 어엿한 태극전사의 선봉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은 욕심이 아닌 진정한 투지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의 ´득점본능´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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