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이권싸움희생양된장원삼과박성훈

입력 2008-11-21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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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만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 지난 1주일 동안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트레이드 파문의 주인공 장원삼(25)과 박성훈(26)이 짧았던 낯선 팀 생활을 마치고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사상 첫 트레이드 불가 판정에 따라 장원삼과 박성훈은 각각 원 소속구단인 히어로즈와 삼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장원삼은 트레이드 발표 후 경산 볼파크에 합류해 트레이드에 대한 KBO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박성훈도 히어로즈 선수단이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던 제주도에 합류,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1주일 만에 다시 짐을 싸게 됐다. 물론 현재 이들은 KBO의 결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KBO가 수 차례 회의를 거치고 발표를 연기한 끝에 결국 ´트레이드 불가´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KBO의 결정과 함께 트레이드의 주체였던 양 구단은 즉각 KBO의 뜻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들의 짧았던 임시 이적생활은 끝나고 말았다. 삼성과 히어로즈가 합의했던 이번 트레이드에 나머지 6개 구단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이 사건은 프로야구계 전체를 혼란과 분열로 이끌었다. 나머지 6개 구단은 KBO가 트레이드를 승인할 경우 내년 시즌 경기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의 최대 피해자는 거액에 선수를 판 히어로즈와 돈을 주고 선수를 샀던 삼성, 이에 강하게 반발했던 구단들이 아닌 힘 없이 구단의 결정에 따랐던 두 명의 선수들이다. 구단의 뜻대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가 다시 원 소속구단으로 복귀하는 신세가 된 장원삼과 박성훈은 7일만에 만에 옛 동료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재정이 불안한 팀을 떠나 안정적인 팀으로 적을 옮길 뻔 했던 장원삼은 잠시 동안의 파란 유니폼을 뒤로 하고 다시 자줏빛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박성훈은 다시 유망주로 남게 됐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이번 트레이드 파문의 승자는 아무도 없다. 트레이드의 당사자인 장원삼과 박성훈은 말할 것도 없고 KBO는 행정력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팬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잃게 됐다. 히어로즈와 삼성도 각각 재정 안정화와 전력보강에 실패해 내년 시즌에 대한 걱정을 다시 하게 됐다. 나머지 6개 구단들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내년 시즌 프로야구 자체를 파국으로 이끌 뻔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도 되지 못한 이번 트레이드로 프로야구 전체는 신뢰를 상실했고 해당선수들은 꿈을 잃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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