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다이어리]이을용…베테랑, K리그무관의한“이번만은…”

입력 2008-1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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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선수들 가운데 우승을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은퇴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FC서울의 베테랑 미드필더 이을용(33).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냈고, 터키에 진출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한 그도 아직 리그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컵 대회 우승컵은 여러 차례 안았지만, 정규리그에서는 2위가 최고 성적입니다. 부천 시절인 2000년 서울의 전신 안양 LG와의 챔프전에서 패해 우승이 좌절됐습니다. 터키 트라브존 스포르트에서 뛸 당시 FA컵 정상에는 올랐지만 리그에서는 2위에 그쳤죠. 이을용은 “우승 문턱에서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리그 우승은 정말 인연이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팀 내 주장인 그는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외부에서 ‘서울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이 선수단에 퍼지면서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는 “서울이라는 팀 특성상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보니 이상한 소문도 나는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럴 때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했지만 주장이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털어놓더군요. 이후 그는 나이 어린 후배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질책하며 개성 강한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 결과 시즌 중반부터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상승곡선을 타게 된 것인데요. 이을용은 “후배들이 자존심을 희생하면서 융화되기 시작했다. 지금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데 이런 것들이 우승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얘기했습니다. 앞으로 1-2년 정도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을용은 마지막 결실을 위해 다부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시즌에 우승하고 2009년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때 그만두고 싶다”며 은퇴 밑그림도 그리고 있었습니다. 구리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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