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박지성2008년결산]지성,골이터져야대박터진다

입력 2008-12-3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역시 ‘산소탱크’다운 모습이었다.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보다 적극적이고, 한층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내며 2008년 경기 일정을 깔끔히 마무리했다. 박지성은 30일(한국시간)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 2008-200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에 왼쪽 날개로 풀타임을 소화, 50번째 EPL 선발 출전 무대를 장식했다. ○<포커스 1> 끝없는 경쟁…골 결정력을 높여라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200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에 나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의 영광을 맛본 박지성은 ‘박싱데이’ 첫 일정인 스토크 시티와 리그 19라운드 경기(26일)에 휴식을 취했으나 미들즈브러전을 통해 훨씬 날카로운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장악했다. 그간 박지성에게 인색한 평가를 내려온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도 ‘박(Park)이 미들즈브러를 여러 번 찢어놓았다’는 자극적인 촌평과 함께 평점 8점을 매겼다. 투지가 대단했다. ‘순둥이’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듯, 박지성은 적극적인 몸놀림과 문전 쇄도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후반 8분에는 자신이 빼앗긴 볼을 되찾는 과정에서 상대 미드필더 아르카를 향해 백태클을 시도, 맨유 이적 후 첫 번째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았다. 고질로 지적돼 온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크로스와 잔 패스, 공간 돌파에 주력하던 박지성은 이날 과감한 슈팅을 5차례나 시도,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9월21일 첼시전 득점 이후 석 달 이상 이어진 침묵. 특히, 후반 27분 게리 네빌의 패스를 잡아 텅 빈 골대에서 불과 1m 지점에서 날린 슈팅이 허공을 가른 장면이 안타까웠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오늘은 팀 전체가 많은 찬스를 놓쳤다”고 박지성을 감쌌지만 사실 ‘골 결정력’은 공격수로서 생존 경쟁의 필수 조건이다. ○<포커스 2> 거취를 둘러싼 논쟁, 이적설 ‘설왕설래’ 박지성의 재계약 문제는 축구 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유럽축구 겨울 이적시장 개장이 임박한 가운데, 박지성의 소식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박지성의 계약기간은 2010년 여름까지지만 보통 계약종료 1년을 앞두고 협상을 시작하는 관례로 볼 때 맨유가 재계약 의지가 있다면 조만간 이를 위한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성종씨는 30일 “지성이의 재계약 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려 깜짝 놀랐다.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맨유에서 계속 뛰었으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가 먼저 재계약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고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미들즈브러와 경기 후 “맨유맨으로 오랫동안 뛰고 싶다”고 밝힌 뒤 최근 일부 사이트에서 흘러나온 아스널 이적설에 대해 “그건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포커스 3> 2009년에도 대표팀의 리더로? 박지성은 허정무호가 출범한 올해 A매치에 7번 출전해 3골을 넣었다. 뿐 아니라 10월11일 수원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처음 주장 완장을 찬 뒤 이제는 태극전사를 이끄는 붙박이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음주 파문으로 1년 정지 처분을 받은 골키퍼 이운재가 복귀했으나 여전히 주장 자리는 그의 몫이다.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후배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철저한 의견수렴을 통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해 축구계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팬들 역시 ‘주장 박지성’에 대해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중요한 기로에 선 한국 축구의 중심에 박지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