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감독,“나의꿈?언젠가는배구전문잡지만드는것”

입력 2009-01-08 11: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도자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신치용 감독은 주저 없이 배구 잡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자신의 이익보다는 배구 선후배들과 팬들, 무엇보다 배구 활성화를 위해 꼭 배구 잡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생을 함께해 온 배구와의 인연을 은퇴 후에도 이어 가고파 하는 것을 보니 영락없는 배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54)은 7일 신년 인터뷰를 갖고 지도자 생활에 대한 회고와 함께 올 시즌 각오 등에 대해 밝혔다. 1995년 11월 삼성화재 블루팡스 감독으로 취임한 신 감독은 14년 째 팀을 지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프로 스포츠 최다인 리그 9연패의 업적을 일궈냈고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인 77연승의 환희도 맛봤다. 신 감독은 "3연패에서 5연패 할 때가 가장 수월했다. 그 때는 (김)세진이와 (신)진식이가 전성기였다.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리그 우승을 휩쓸고 있는 감독에게 대표팀 제의가 들어오는 건 당연지사. 신 감독은 코치와 감독 등으로 모두 4차례나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환희와 아쉬움을 모두 맛봤다. 신 감독은 대표팀 생활 중 최고의 순간으로 2000시드니올림픽 예선을 꼽았다. 당시 한국은 라이벌 중국과 대만, 일본 등을 차례로 격파하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감독으로서는 시드니올림픽 예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코치 신분으로는 바르셀로나올림픽 예선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독일과의 올림픽예선전을 치른 한국은 마지막 5세트에서 11-14의 열세에서17-15로 역전에 성공,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6월 위기에 빠진 대표팀의 구세주로 낙점돼 다시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현재 대표팀 멤버에 대해 "세계 4강에도 근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높은 점수를 매겼다. 신 감독은 "이미 외국인 선수 수준인 박철우를 라이트에 세우고 김요한과 문성민이 레프트를 본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고 전했다. 끝으로 신 감독은 신년 목표에 대해 "삼성화재에 와서 매번 결승전에 올랐다. 매 시즌 결승에 진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어 보인 뒤 "올 시즌에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치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삼성화재에서만 14년째다. 그동안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승에만 12번 갔고 그 중 10번 우승을 차지했다. 매 시즌 결승에 올랐는데 이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좋겠다.(웃음)" - 가장 강력했던 멤버를 보유했던 시기는 언제인가? "3연패에서 5연패를 달성했을때다. (김)세진이와 (신)진식이의 기량이 절정기였다.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 올 시즌에도 어렵다고들 했지만 2위를 달리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조직력이다. 조직력은 쉽게 만들어지지도 허물어지지도 않는다.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운동 능력은 조금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조직력이 다른 팀에 비해 탄탄해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 신협 상무의 기세가 무섭다.(인터뷰 전날 삼성화재는 신협 상무에게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패했다) "오전 운동할 때부터 선수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보이지 않았다. 호되게 질책을 한 후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에게 야단을 쳤다. 설마 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것 같다. 상무는 김상기라는 좋은 세터가 있다. 서브 리시브 역시 탄탄하다.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될 상대다." - 노장 선수들이 많은데 세대교체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사실상 내년까지는 유능한 신인 선수 보강이 어렵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우리캐피탈이 우선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내년 시즌 V-리그에 참가하는 우리캐피탈은 200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4순위 우선 지명권을 받았다.) 우리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용택이와 (홍)정표 같은 친구들이 좀 더 커줘야 한다. 요즘에는 기회도 많이 주려하고 선발로도 자주 내보낼 생각이다. 훈련이 끝나면 (최)태웅이에게 힘들더라도 용택이와 정표를 데리고 호흡을 맞춰보라고 주문한다." - 제2의 최태웅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광우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현재는 어떤 상태인가? "현재 독일에서 수술을 마치고 재활을 하고 있다. 공을 가지고 훈련을 시작했다. 광우는 삼성화재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천천히 완벽하게 재활하라고 말해줬다." - 배구가 프로화가 된 지 4년이 됐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일단 팀 수가 늘어나야 한다. 우리캐피탈이 창단했지만 남녀부 모두 8개 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FA제도 역시 필요하다. 프로 스포츠에 필요한 제도가 없으니 구단과 선수 모두 많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 - 대표팀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지도자 생활을 오래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감독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0시드니올림픽 예선이다. 당시 중국과 대만, 일본을 모두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코치로서는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예선이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던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시드니올림픽 본선이다. 미국을 3-2로 물리쳤지만 유고와 러시아에게 모두 2-3으로 졌다. 유고와 러시아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이경수만 다치지 않았으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게임들이었다." - 현재 대표팀의 구성은 어떤가?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외국인 선수급인 박철우가 라이트에 서고 김요한과 문성민이 레프트로 나서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선규나 하현용이 버티고 있는 센터진 역시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세계 4강권 진입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의 협조도 중요하다. 프로화가 되고 나서 협의가 잘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훈련 기간 등에서 조금만 양보해주면 목표 달성에 더욱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올해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 지도자 생활을 마친 뒤 구체적인 계획은 없나? "한국배구연맹이나 대한배구협회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배구 관련 잡지를 만드는 것이다.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다양한 콘텐츠와 전문성을 살리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는 꼭 배구 잡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후배들과 다른 배구인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