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감독격정토로“승엽찬호병현에매달린다고?허허허”

입력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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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동계훈련 이틀째인 9일 대전구장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다. 오전 10시쯤 유니폼도 갈아입지 않은 김인식 감독과 대면했다. 8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출범식 직후 김 감독은 대전에 내려왔다. 대표팀 감독이자 한화 감독이란 본분을 지키느라 노(老) 감독은 여유를 누릴 시간조차 포기한 것이다. 때문에 9일 훈련은 새해 첫 한화 선수단 지휘였다. 그러나 김 감독의 심기는 영 불편해 보였다. 물론 한화가 아닌 대표팀 탓이다.‘울지 않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는 자’의 답답함, 그리고 이런 심정을 몰라주고 ‘왜 두견새를 죽이거나 울게 만들지 않느냐’고 쉽게 말하는 주변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있었다. 대체 무엇이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던 김 감독을 더 외롭게 만들었을까. ○승엽·찬호·병현에 왜 그렇게 매달리냐고? 김 감독은 서두를 이렇게 꺼냈다. “(다들) 이상할거야. 왜 매달리는지….” ‘못 나간다’는 이승엽(요미우리), ‘기다리라’는 박찬호(필라델피아), 그리고 ‘알아서 하겠다’는 김병현까지. 이제껏 김 감독 입에서 단정 화법은 일체 없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고, 감싸주고 또 감싸줬다. 이걸 두고 ‘대표팀이 특정 선수들에 그렇게 끌려가도 되느냐’, ‘김 감독이 그 선수들 사정을 이해 못 한다’는 극언까지 나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 감독의 답변은 간결했다. “감독에겐 감독의 최선이 있다. 그것은 최강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선수들이 다 있어야 최강팀이라 믿는다. 그래도 끝내 안 되면 차선을 강구해야 된다.” 지금 ‘침묵의 기다림’은 김 감독의 최선이다. ○‘알겠다’의 의미 김 감독의 “알겠다”는 ‘수용한다’가 아니라 ‘(네 처지를) 이해한다’로 해석해야 옳다. 김병현이 한화의 하와이캠프 대신 미국에 가서 개인훈련을 하겠다고 했을 때도, 이승엽이 이번엔 정말 못 나가겠다고 했을 때도 김 감독은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다. 그 가능성이 설령 0.1%라 할지라도. 둘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시선은 서운함보단 안타까움이 서려 있는 듯하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오죽 힘들었으면 이러겠느냐는 이해다. 또‘살찐’ 김병현이 혹여 주위의 재기 의구심에 상처 입을까 걱정이다. 참가가 확실한 여타 선수들도 다음달 15일 하와이 소집까지 일체의 주문 없이 믿고 맡길 방침이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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