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분열넘어대통합하겠다”

입력 2009-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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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63)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제51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됐다. 조 부회장은 22일 대의원총회를 통한 차기 회장 선거에서 전체 대의원 28명 중 18표를 획득, 10표를 얻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제쳤다. 조 신임 회장은 2012년까지 4년간 한국축구를 이끌게 됐고, 정몽준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하지만 이날 조 회장의 득표율(64%)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다. 당초 23-24표까지 예상했던 조 회장측이 이기고도 만족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확실한 표밭인 중앙대의원 5표를 제하면 차이는 박빙이다. 이는 곧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민심이 만만치 않고, 현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우선 과제는 대통합 조 회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통합이다. 축구계는 그동안 파벌, 분열, 반목 등이 난무해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상대방을 비방하며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도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겼고,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를 수습하고 통합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지지했던 분이나 반대했던 분을 모두 끌어안겠다”며 포용정책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허승표 후보가 “협회가 먼저 바깥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인정해 줄 때 화합이 된다. 단순하게 서로 악수하고 당장 다음 날부터 화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회장이 됐다고 해서 독단적으로 흐른다면 한국축구계는 분열의 늪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한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포용 정책을 편다면 한국축구의 르네상스는 조만간 찾아본다. ○외치 보다는 내실이 우선 1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정몽준 전 회장의 업적은 화려하다. 한국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특히 2002월드컵을 일본과 공동 개최한 성과는 ‘정몽준=월드컵’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정도로 엄청났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내실을 기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 회장이 명심해야할 대목이다. 조 회장은 협회 행정을 속속들이 아는 만큼 어떻게 하면 한국축구의 토대를 튼실하게 구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 10대 공약을 모두 실천하기는 버겁더라도 지방 협회의 행정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나 초중고 주말 리그제 정착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천 가능한 일부터 해나가야 한다. 조 회장이 “모든 면에서 내실을 기해야 한다. 올해부터 초중고 리그를 실시하기 위해 시도협회 행정력 강화를 해야 하고,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보면 분명 우선순위는 제대로 잡은 듯하다. 번지르르한 겉모습 보다는 알차게 기초를 쌓아간다면 분명 존경받는 축구 수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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