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타자이용규도루기선-이진영적시타로 V 열어
승부는 사실상 3점을 선취한 1회말에 갈렸다. 한국이 일본과의 기싸움에서 우위에 서는 계기였다. 발 빠른 톱타자 이용규의 출루가 도화선이 됐다. 이용규는 볼 3개를 연이어 뿌리며 불안하게 출발한 일본 선발 다르빗슈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5구째 153km짜리 빠른 직구를 받아쳐 그대로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2번 정근우 타석 때 초구부터 득달같이 2루를 훔쳤다. 얼빠진 일본은 정근우의 2루수 내야안타 때 송구조차 못했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김현수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을 쳤는데도 유격수 가타오카가 2루에서 송구를 놓치는 실책까지 범했다. 예상보다 가볍게 만들어낸 선취점이었다. 기회는 계속 이어졌다. 김태균의 볼넷으로 얻은 1사 만루 기회. 이번엔 ‘WBC의 사나이’ 이진영이 나섰다. 이진영은 다르빗슈의 154km짜리 빠른 볼이 한가운데로 날아들자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마침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던 3루수와 뒤로 물러나있던 유격수 사이로 빠져나갔다. 3루주자 정근우는 당연히 득점, 그리고 김현수까지 느슨한 상대 중계 플레이를 틈타 홈을 밟았다. 이후는 철벽 마운드의 몫이었다. 봉중근이 일본 강타선을 5.1이닝 동안 3안타에 4사구 4개,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이어 등판한 윤석민도 2.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덕분에 일본은 9번의 공격 중 8번이나 주자를 내보내고도 점수를 1점밖에 뽑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8회 2사 만루에서 이범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쐐기점을 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