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부진하다가도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는 뜻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의 간판타자 추신수(27.클리블랜드)의 클래스도 영원했다.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에서 팀이 0-1로 뒤진 5회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2경기 연속 홈런. 추신수는 22일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도 3점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추신수는 본선라운드 조별경기까지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많은 야구팬들은 “추신수를 교체해야 한다”, “메이저리거라고 기대를 했는데 국내 거포들보다 기량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중요한 준결승에서 승리를 굳히는 3점 홈런포를 터뜨리더니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대형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좌타자가 투수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중앙과 좌중간 펜스를 차례로 넘긴다는 것은 엄청난 괴력과 배트스피드 없이 불가능하다. 한국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다운 멋진 홈런포였다. 홈런으로 한국을 구한 추신수는 7회 수비로 대표팀을 다시 한 번 구했다. 2-1로 뒤진 상황에서 아오키의 큰 타구를 점핑캐치로 잡아낸 것. 추신수는 강력한 송구로 1루주자의 2루 진루도 저지하는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뛰어난 클러치 능력과 수준 높은 기량으로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인 추신수. 2009 시즌 메이저리그에서의 30홈런을 기대하게 만든 추신수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