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화두‘타고투저’,그원인은?

입력 2009-04-2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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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최희섭. 스포츠동아 DB

2009시즌 초반 화두는 단연 타고투저다. 타자들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투수들은 마운드에 오르기가 겁날 정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54경기를 치른 현재 8개 구단의 홈런수는 총 127개. 지난해 53경기에서 76개 홈런이 나온 것에 비하면 무려 50개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 감독은 "요즘엔 공이 높이 뜨기만 해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주말 3연전 첫 날인 지난 17일에는 4경기에서 71점이 쏟아져 나왔다. 승리를 거둔 4팀 모두 10점 이상을 뽑아냈다. 또한, 18개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수 출신인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타자들의 능력 향상에 비해 투수들의 더딘 성장을 지적했다. 김시진 감독은 "타자들이 웨이트를 체계적으로 해 근력이 붙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들의 등장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그는 "투수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나아지지 않았다. 요즘은 빠른 공을 선호하니 좋은 제구력을 겸비한 선수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LG 트윈스 김재박 감독은 타자들의 기량 향상 외에도 나아진 야구 환경이 타고투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김 감독은 일례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배트를 들었다. 김재박 감독은 "예전과는 달리 지금 배트는 가벼우면서도 반발력까지 뛰어나다. 과거에는 900g으로도 밀리는 타구가 많이 나왔지만 지금은 830g짜리 배트를 사용하는 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도 과감한 타격을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타자들의 적극성을 이유로 들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기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방망이를 더 휘두른다는 자세를 갖춘 타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투수들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과 에이스급 투수들의 부재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평가한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의 엑스존 설치도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8개 구단 투수들이 머리라도 맞대야 할 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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