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수학은 필자에게 골칫거리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덧셈과 뺄셈을 헷갈렸을 정도였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겠다. 실은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축구계에는 덧셈 바람이 불고 있다. 재작년 이맘 때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이른바 6+5룰의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3+1룰이 적용됐다. 겉보기엔 이 두 가지 규칙은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전자가 자국 출신 선수를 보호, 육성하기 위한 제도라면 후자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완화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경을 들여다보면 그 목적은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유럽에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이런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4년 여름에 유럽축구연맹(UEFA)이 처음 제시한 아이디어는 18명의 엔트리 중 최소한 7, 8명을 토박이 선수로 구성하자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이듬해 초에 확정된 ‘홈그로운 플레이어(homegrown player)’ 계획에 따르면 1군 스쿼드를 25명으로 제한하되, 2006-2007 시즌부터 클럽 아카데미 출신 선수 2명과 자국 출신 선수 2명을 보유하도록 했다. 해마다 1명씩 그 숫자를 늘려서 2008-2009 시즌까지 최소한 8명의 지역 선수를 보유하도록 한 게 바로 4+4 룰이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모든 제도에는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홈그로운’은 15-21세 사이에 최소한 3년 동안 해당 클럽에 등록된 선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클럽들은 어린 외국인 선수들을 미리 사들인 다음에 그 요건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된다. 유럽연합(EU)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런 거래가 일반화된 지 오래 되었고,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유망주들을 사재기하는 클럽들을 규제할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다.
4+4가 지역과 연령에 관한 규정이라면 6+5는 국적에 관한 규정이다. 클럽들은 외국인 선수를 얼마든지 보유할 수 있지만 최소한 6명의 자국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 FIFA는 유럽의 5대 리그 중 외국인 선수가 과반수인 리그는 잉글랜드와 독일 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 왜 AFC는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규정을 도입한 걸까? 아시아는 지리적, 문화적으로 크게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등 4개 지역으로 나뉜다. EU처럼 통합된 행정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 FIFA 집행위원 선거를 둘러싼 반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 지역 협회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AFC의 의도대로 3+1 룰이 자리 잡고 아시아 클럽들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대륙 차원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자국의 유망주들과 지역의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줄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언젠가는 3+1이 아닌 나머지 7이 아시아 쿼터제의 키워드가 되길 기대해 본다.
FIFA.COM 에디터
2002 월드컵 때 서울월드컵 경기장 관중안내를 맡으면서 시작된 축구와의 인연. 이후 인터넷에서 축구기사를 쓰며 축구를 종교처럼 믿고 있다.국제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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