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아침편지]가정의평화를위해…착한거짓말해보세요

입력 2009-09-2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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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하고 첫날밤, 저와 남편은 두 손을 꼭 잡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서로에게 거짓말 하지 말고 살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혼 초에는 정말 남편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고 살았는데 너무 솔직한 것도 때로는 문제가 됐는지 오히려 부부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제 8년차인 지금의 제 생각은 부부간에도 적당한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사랑받는 아내가 되고 싶어서, 때로는 집안의 평화를 위해 본의 아니게 종종 남편에게 거짓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남편은 주말이면 간혹 맛있는 요리를 해주겠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 남편이 주방에 들어오면 주방은 온통 엉망이 됩니다. 또 남편이 해주는 음식이 제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편에게 “당신이 주방에 한번 들어오기만 하면, 씽크대도 가스렌지도 엉망이야. 그리고 맛도 없으니까, 당신은 주방에 들어 오지마!”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쇼핑을 가서도 거짓말은 필요합니다. 가끔 너무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일단 함께 쇼핑하러 가자고 유도를 합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 파는 곳으로 남편을 데려가선 너무 예쁘다며 감탄을 늘어놓는 겁니다.

그럼 남편은 “그렇게 마음에 들면 사면 돼지”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 너무 낼름 사지 않고 “됐어. 이게 얼만데… 그냥 예뻐서 보는 거야…”라며 괜히 몇 번을 튕깁니다.

그리곤 남편의 손을 끌고 다른 매장으로 가면서 계속해서 “진짜 예쁘긴 예쁘다. 그치?”라는 말을 계속 하는 겁니다. 그럼 남편은 맘에 들면 입어보고 결정하라면서 저를 그 매장으로 데려가더라구요.

그럼 저는 남편에게 “예뻐?”하고 물어보고, 남편이 괜찮다고 사라고 말하면 마치 남편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사는 척 하며 계산을 합니다. 그리곤 ‘이거 사려고 온 것도 아닌데… 당신이 자꾸 부추겨서’라며 남편 핑계를 대죠. 사실, 남편에게 당당하게 ‘나 이거 사고 싶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남편이 사라고 권유해서 살 때 남편한테 덜 미안하고 제 마음도 편하더라구요.

그리고 남편도 아직은 크고 작은 일이든 자기 허락을 받고 결정하는 저를 보면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권위를 느끼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작은 일들로도 남편 어깨에 힘이 들어가니, 때론 이런 거짓말도 필요한 것 같은데, 저만 그런건가요?

“아무튼, 준이 아빠, 당신한테 가끔 거짓말해서 미안한데, 나쁜 마음으로 당신 속이려고 하는 거짓말 아닌 거 알지? 이게 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야!”

From. 안희진|인천광역시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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