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김성근“경문이와악연?말도안돼”

결투에 앞서 이 말만큼은 해두고 싶었나 보다. SK 김성근 감독은 6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전날, ‘일부러’ 오후 1시부터 개시한 팀훈련을 지켜보러 덕아웃에 나타났다. 2시부터 미디어데이가 시작되는데다 원래 김 감독은 훈련조차 잘 안볼 정도로 개입을 자제하는데 굳이 등장한 데엔 이유가 있을 터.

아니나 다를까,김 감독은 “내가 (OB) 감독할 때 김경문을 안 썼나? 기록 좀 봐야겠어”라고 운을 띄웠다. 당시 주전 포수로 두산 김 감독보다 조범현 KIA 감독을 중용한 탓에, 그때부터 양 감독의 악연이 싹텄다는 세간의 이야기를 반박하는 논조였다.

작심한 듯 김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현역 말년 OB에서 잘렸을 때, 태평양으로 당겨준 이가 나였다. OB에서 허리까지 아팠는데 잘했다. 이젠 이자까지 붙었는데 그걸 어떻게 갚을까?”라고 농담을 섞어 사제 인연을 강조했다.

아울러 감독 연쇄 교체에 따라 기존 김경문, 조범현 외에 한화 한대화, LG 박종훈까지 두산 제자 출신이 4명이나 적장으로 김 감독과 맞서게 됐다. 이에 김 감독은 “한대화, 박종훈에게서 전화가 와 ‘어려울 때 가르쳐 주세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몇 년 후 내 머리 위에 올라타지나 말라’고 해줬다”며 웃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